반도체주 상승 외면하는 개인들…갑자기 왜?
한주간 1조2800억 가량 순매도…삼성전자 순매도 1위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삼성전자가 7만전자를 달성하고 SK하이닉스가 10만원선을 회복하는 등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개인들은 한주간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반도체주를 외면하고 있다. 반도체주 상승을 이끈 엔비디아의 폭등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7만3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7만원선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3월23일(7만500원) 이후 무려 1년 3개월만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주 약 10개월만에 10만원선을 회복했고, 전날에는 무려 5.5% 급등하며 10만92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주의 급등은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덕분이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 순이익이 20억4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은 71억9000만 달러로 13%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65억2000만 달러를 10.3% 상회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2분기 1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가이던스를 제기하자 다른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4% 급등했고, TSMC 12% AMD 11.16%, ASML 6.25% 상승했다.
하지만 반도체주의 급등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주 삼성전자를 7288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주간 기준 순매도 1위다. 이어 SK하이닉스를 두 번째로 많이 팔아치웠다. 한주간 순매도 규모는 5526억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파는 이유는 차익실현이 첫 번째로 해석된다. 여기에 반도체주 급등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주가가 크게 올랐던 만큼 공매도 기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인들은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할 만큼의 실적은 아닌 것 같다.", "인공지능(AI) 거품 같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하락이 나올 수 있다.", "주가가 올라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다." 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82조원을 돌파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비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대차거래 잔고를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한다.
대차거래 잔고가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지난 25일 기준 10조9549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대차거래 잔고는 2조6702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다.
반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부터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와 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비중은 86%를 기록해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며 "하반기 실적개선 폭 확대 전망이 외국인 순매수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같은 삼성전자에 대한 머니무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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