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대비 30% 넘게 빠졌네'...신축 급매물에 매수세 몰렸다
헬리오시티, 올 들어 68건, 가장 많아
거래량 상위 30개 단지 중 고덕이 6개
특례보금자리론·갭투자 수요도 한 몫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7.29. [email protected]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전날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로 모두 68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48건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경우 2021년 9월 최고가 23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15억9000만원까지 떨어지며 33%,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2021년 8월 14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8월6000만원으로 39%나 폭락했다. 두 단지 모두 가격이 크게 빠지더니 올 들어 거래량이 급증했고 현재는 지난해 말 대비 전자가 약 3억원, 후자는 1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신축 대단지라는 이점이 있어 인기가 높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가 뜸하다가 집값이 30% 넘게 내리자 수요자들이 저점으로 인식하고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돼 신축 대단지가 많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상일동 일대도 서울 내 거래량이 많은 순위 30위 내에 6개 단지나 포함돼 있다. 고덕그라시움(33건), 고덕아르테온(30건), 고덕센트럴아이파크(20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17건), 고덕자이(15건),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5건) 등이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2021년 10월 20억원을 찍으며 '20억클럽'에 가입했다가 지난 1월 12억2500만원까지 떨어져 30%대의 하락률을 나타낸 바 있다. 현재 해당 면적은 대체로 14억원대 중반에서 15억원대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신축 대단지는 몇 년 간의 급등기에 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까지 올랐다가 최근 크게 내리며 거래량이 폭발하는 추세다.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돼 집이 팔리지 않자 갭투자자 등이 헐값에 내놓은 매물을 매수대기자들이 소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9억원 이하 아파트만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도 맞물렸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30일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상관없이 9억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자산이 적은 2030세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월 들어 9억원 이하 신축 아파트가 많은 성북구에서는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9건), 꿈의숲아이파크(9건), 래미안아트리치(6건) 등에서 대부분 9억원 이하로 거래됐다.
정주환경이 좋은 신축 아파트는 갭투자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거래량이 많은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실에서 최근 3개월간 갭투자 현황을 조회한 결과 송파구 가락동(1위), 강동구 상일동(3위)과 고덕동(5위)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헬리오시티가 14건으로 갭투자가 가장 많았고 고덕아르테온·고덕자이 등 상일동 신축이 12건, 고덕그라시움이 5건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승기 때 신축 대단지 중소형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올랐는데, 단기적으로 급락하다보니 매수세가 붙은 것"이라며 "급매물 중 상당수는 갭투자자가 내놓은 것인데, 갭투자자의 물량을 잡는 또 다른 모험적 갭투자자들이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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