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공사비 갈등' 지방은 '미분양 우려'...아파트 분양 줄줄이 연기
10대 건설사 분양 실적 71% 감소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자료사진.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에서는 미분양 주택까지 늘면서 분양이 연기된 단지가 많아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이문아이파크자이'는 당초 올해 4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공사비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정이 하반기로 연기됐다.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 역시 지난달 분양 예정이었지만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생기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너무 올라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사업 주체와의 협의가 쉽지 않아 분양 일정이 밀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시공 능력 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분양 실적은 지난해 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계획했던 물량의 29%만 공급한 것이다.
특히 미분양 주택이 집중된 지방에서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을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302가구, 지방이 5647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물량에 비해 수도권은 61%, 지방은 80% 실적이 감소했다.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급 축소 분위기가 뚜렷하다.
올해 대구에서는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1개 단지만 공급됐는데 이 단지도 478가구 모집에 28명만 신청하면서 대거 미달됐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대구 남구 대명동 'e편한세상명덕역퍼스트마크'도 분양 시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미분양 주택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이 소진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2104가구로 전월(7만5438가구) 대비 4.4% 감소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청약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과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미분양 소진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와 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 청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청약에 적극 나서기보다 대기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전반적인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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