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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박진영 JYP, 시가총액 1위···어떻게 SM·YG 앞섰나

등록 2018.09.01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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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서울 성내동

JYP, 서울 성내동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올해 창립 21주년을 맞이한 JYP엔터테인먼트가 마침내 일을 냈다. 8월 22일 시총 1조108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하더니 29일 국내 최대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마저 제쳤다.

주당 3만1300원으로 시총 1조909억원을 달성했다. 이날 SM은 시총 1조785억원을 기록했다. JYP는 2001년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SM의 시총을 넘어섰다.

JYP의 상승세는 30일에도 이어졌다. 주당 3만1600원으로 시가 총액 1조1014억을 기록했다.

◇JYP, 어떻게 시가 총액 1위 엔터사 됐나

JYP는 1997년 '태흥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2001년 박진영 이름을 따 사명을 JYP로 변경했다. 가수 비, 박지윤, 그룹 'god' '원더걸스' '2PM' '2AM' '갓세븐' '트와이스' 등을 발굴하거나 키웠다.

JYP는 '3대 가요기획사' 중 붙박이 3위였다. SM이 1위를 고수했고, YG엔터테인먼트가 줄곧 2위를 달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JYP의 앞날은 불투명했다. 2017년 초 대표 걸그룹인 원더걸스가 해체했고, '미쓰에이'마저 와해됐다. 대표 보이그룹 2PM은 멤버들의 입대로 당분간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트와이스가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대박'을 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6월 일본 데뷔와 함께 현지에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9월12일 일본 첫 정규 앨범 'BDZ'를 발매, 상승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앨범 발표에 맞춰 9, 10월 아레나 투어도 돈다. 현지 데뷔 1년여 만에 인기스타의 상징인 아레나에 입성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방탄소년단'에 가려 있지만, '갓세븐' 역시 JYP의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있다.
박진영

박진영

2PM의 후발 보이그룹인 갓세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 받는다. 갓세븐은 최근 세계 17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를 성료했다. 총 17만5000명을 만났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를 돌았다. 9월 발매하는 정규 3집 '프레즌트: 유'로 인기를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가수 겸 배우 수지의 인기도 굳건하다. 미쓰에이 출신인 수지는 영화 '건축학개론'(2012)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불리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JYP의 장점

JYP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원더걸스 선미와 예은, 2AM의 조권이 소속사를 떠났지만 신인 그룹을 발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우선 꾸준히 기반을 다져온 밴드 '데이식스'의 잠재력이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엠넷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얼굴과 이름을 알린 '스트레이 키즈'도 꾸준히 지명도를 넓히고 있다.

JYP는 SM, YG에 비해 비교적 유연하다는 인상이다. 신인 그룹들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수장인 박진영이 SM의 이수만, YG의 양현석과 달리 여전히 가수로 활동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회사 경영과 전략은 정욱 대표에게 맡기고, 자신은 창의성최고책임자(CCO)라는 이름으로 사내외의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고 있다.
  
트와이스

트와이스

가요계 흐름과 현장 감각에 민감한 박진영은 소속 가수들을 이해관계로 다루기보다 선배로서 대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트와이스의 성공 예에서 보듯 걸그룹 프로듀싱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JYP도 SM, YG처럼 다른 사업군으로 눈을 돌리거나 욕심을 내고 있지만 결국 음악 콘텐츠의 성과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을 특기할 만하다.

중견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JYP의 최근 상승세는 가요기획사가 결국 가장 주력해야 할 것은 콘텐츠라는 걸 보여준다"면서 "많은 사건, 사고 등 변화가 극심한 것이 가요계라 안정적인 사업군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 아티스트 육성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봤다.

◇JYP의 미래는?

JYP는 지난해 성내동으로 이전했다. 건물이라는 하드웨어만 바꾼 것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박진영이 회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선언,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뮤지션을 매니지먼트하는 시스템이 재편된다. JYP는 이를 위해 실험부터 했다. 바로 트와이스다. 단 하나의 팀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었고, 이 조직이 트와이스를 성공시켰다.

박진영은 최근 'JYP 2.0' 계획을 밝히면서 "회사 안에 4개의 작은 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앞으로 JYP는 4개 레이블이 결합한 하나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사옥의 구조와 기능도 뮤지션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댄스 스튜디오 9개, 보컬 연습실 18개, 프로듀싱룸 7개, 녹음실 11개, 믹싱룸 2개 등을 갖췄다.

갓세븐

갓세븐

박진영은 "댄스룸은 연습생들을 가르치고 육성할 공간이다. 8층에 마련된 프로듀싱 룸에서는 나를 포함해 프로듀서 8명이 각자 또는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어 콘텐츠 양과 질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뮤지션과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다며 빌딩 최상층에 유기농 식당, 1층에 유기농 카페를 들였다. 심리상담사를 통한 멘털 케어도 한다.

사회변화에도 즉각 대응한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이어서 '주 52시간 근로제'(근로시간 단축제)가 2020년 1월부터 적용된다. 박진영은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직원 수를 늘릴 준비가 돼 있다. 동시에 효율적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주 52시간보다 적게 근무하도록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시선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박진영이 직접 멤버를 육성, 프로듀싱한다는 계획이다. 평균연령 13세인 6인조 중국 아이돌그룹 '보이스토리'가 첫 번째다. 중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 기업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와 손잡았다.

멤버 전원이 일본인인 걸그룹도 준비 중이다.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트와이스'로 내년 말이나 2020년 초 데뷔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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