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스스로 수사의뢰··· '프로듀스X101 조작의혹'건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프로듀스X101' 측이 조작 의혹과 관련, 스스로 수사를 의뢰한다.
엠넷은 26일 "'프로듀스X101' 생방송 득표 결과 발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논란이 발생한 후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애초 엠넷은 조작 의혹을 부인했지만, 2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24일 "생방송에서 데뷔 멤버 11명을 발표하며 사전 온라인 득표수에 생방송 문자 득표수를 합산한 개별 최종득표수를 공개했다"며 "방송 종료 후 제작진은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했다.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스X101'은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됐다. 1위 김요한과 2위 김우석의 표 차이는 2만9978표다.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와 11위 이진혁의 표 차이도 각각 2만9978표로 똑같았다.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은 7494.442에 178을 곱하면 133만4010.68다. 반올림하면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한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일부 팬들은 '프듀X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메스트의 변호사 수임료를 위한 펀딩도 시작했다. 24일 매스트는 "다음주 중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에게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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