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뭉쳐야 산다"…엔터사 생존 위한 몸부림
엔터업계 인수합병 활발…연예인 IP 활용해 수익 모델 다변화
드라마·영화 제작 물론 메타버스, NFT 등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아이오케이서 한솥밥 먹는 김하늘, 신혜선, 고현정(사진=아이오케이, JTBC 제공) 2022.0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가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단순히 배우들만 영입, 매니지먼트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러 엔터사를 인수합병하고 배우, 가수, MC 등 지적재산권(IP)을 활용, 수익 모델 다변화를 꾀하는 이유다. 드라마·영화 제작은 물론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에 뛰어들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현정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지난해 7월 신혜선 등이 소속된 YNK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두 달 뒤인 지난해 9월 김강우 소속사 킹엔터테인먼트도 흡수했다. 앞서 이성재를 비롯해 김하늘, 장서희 등도 잇달아 영입했다. 지난해 코미디언 이영자와 트로트가수 장윤정 등이 소속된 TN엔터사업부가 블리스엔터테인먼트로 분리,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배우 전문 기획사로 방향을 틀고, 드라마·영화 제작 등을 통해 종합엔터사로 거듭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 관계자는 "최근 아이오케이는 홍보팀을 영입, 인수한 엔터사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YNK도 흡수했지만 독립 운영권을 보장 받았다.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아이오케이는 2000년 고현정이 남동생 고병철씨와 함께 1인 기획사로 출발했다. 설립한 지 6년 만인 2006년 코스닥 상장했고, 2020년 쌍방울에 인수됐다. 팝콘필름 출신인 한성구 아이오케이 대표는 영화계 잔뼈가 굵은 만큼, 하반기 본격적으로 제작에 나서면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지난해 6월 김진명 작가와 역사소설 '고구려' 영상물 제작 판권을 계약했다. 1000억원을 투입해 드라마·영화로 제작할 계획이다. 드라마는 미천왕부터 광개토대왕까지 다섯 왕 이야기를 시즌제로 제작,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도 외형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후크엔터에는 영화배우 윤여정을 비롯해 가수 이선희, 탤런트 이서진, 가수 겸 탤런트 이승기 등이 소속 돼 있다. 최근 박민영도 영입했다. 후크엔터와 협업해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자회사 스카이이앤엠 역시 지난해 9월 블리스엔터테인먼트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19일에는 개그맨 장동민·장도연·유세윤 등이 소속된 엘디스토리를 흡수했다. 배우, 가수, MC, 개그맨 등 70여 명을 확보했다. 이들의 IP를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초록뱀미디어는 소속 연예인과 드라마 IP 캐릭터를 아바타로 만들어 메타버스, NFT로 노출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버킷스튜디오, 빗썸라이브와 연합해 10조원 규모 라이브커머스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최근 버킷스튜디오와 4억5000만원을 투자, 간접광고(PPL) 제품 중계 플랫폼 메타커머스를 설립한 상태다. 버킷스튜디오가 가상자산거래소 빗썸과 출범한 빗썸라이브를 통해 초록뱀미디어 콘텐츠에 노출한 상품을 판매,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처럼 엔터사가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매니지먼트사로서 한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톱스타의 경우 수익배분 비율이 9대1, 심지어 10대0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해 7월부터 드라마·영화 촬영장도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 촬영 기간이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8개월 이상 촬영하는 작품도 적지 않다.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 고정 비용은 늘어났는데 이마저도 소속사에서 부담해 수익을 남기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한 관계자는 "수많은 엔터사들이 몇 년도 채 안 돼 사라지는 이유"라며 "단순히 인수 합병해 매니지먼트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톱스타를 활용해 투자 받고 상장하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NFT 등 신사업 분야가 주목 받고 있는 만큼, IP 기반 다양한 콘텐츠를 연결해 몸집을 키우는 추세"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