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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아이브, 2세대 끌어안은 세대통합…'감히' 3부작 완성

등록 2022.08.2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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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븐'·'러브 다이브' 이어 3연속 홈런 예고

[서울=뉴시스] 아이브 단체 사진 2022.08.25.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이브 단체 사진 2022.08.25.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티아라'·'레인보우'·'나인뮤지스'….

2009~2010년에 데뷔해 활약한 K팝 2세대 걸그룹을 현재 소환 중인 주인공은 4세대 걸그룹 간판 중 한팀인 '아이브(IVE)'. 이 팀이 지난 22일 공개한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가 2세대 걸그룹 주요 트렌드 중 하나였던 '뽕짝 바이브'를 환기하고 있다.

시원시원한 안무가 맞물려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 속해 있던 선배 2세대 걸그룹 '씨스타'의 4세대식 재림이라는 반응도 있다.

'애프터 라이크'는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뉴진스의 세련된 이지 리스닝 팝 '어텐션',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핑크 베놈'과 함께 음원차트 최상위권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데뷔곡 '일레븐', 지난 4월 두 번째 싱글 '러브 다이브'에 이어 3연속 홈런을 예고하고 나섰다.

'애프터 라이크'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라이언 전(전세원)과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들이 뭉쳐 작업했다. 라이언 전은 '일레븐' 작곡에도 참여했다.

'애프터 라이크'는 청량한 바이브의 곡이다. 킥 리듬을 기초로 EDM, 팝,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졌다. 그런데 최신의 것을 계속 녹여내는 K팝과 달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부분도 있어 신선하다. 그것이 앞서 언급한 '뽕짝 바이브'다. "2세대 느낌이다" "K팝 고인물을 겨냥한 것" "2010년으로 회귀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아이브. 2022.08.24.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이브. 2022.08.24.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멤버 레이의 랩 파트에서, 과거 2세대 걸그룹 래퍼 이름을 소환하는 이들도 있다. 팀 내 보컬의 노래 파트가 미처 끝나기 전에 메인 래퍼가 날렵하게 껴들고, 이후 팀 내 다른 래퍼가 바통을 이어 받아 이를 정리해주는 식의 2세대 댄스음악 구조가 '애프터 라이크'에 수렴돼 있다. 일본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K팝 팬이었던 레이가 직접 랩 메이킹을 맡았다. 래퍼 마미손이 작업에 힘을 실었다.

매끈한 비트와 멜로디에 익숙한 Z세대 일부에선 '애프터 라이크'가 '일레븐' '러브 다이브'보다 파괴력이 약하다고 반응한다. 하지만, 이번 '애프터 라이크' 덕에 K팝의 세대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팝에서 '뽕짝' 기운이 느껴진다는 건, 거칠게 요약하면 한국 대중음악 정서가 묻어난다는 얘기다. 흔히 우리는 트로트를 '뽕짝' 또는 '뽕'이라 부른다. 보통 2박자 계통인 트로트를 서양풍으로 연주할 때 나는 소리인 '쿵짝 쿵짝'이 '뽕짝 뽕짝'처럼 들려 그렇게 부른다는 설에 가장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일본과 연관성 등 유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왕설래가 오간다. 그래서 귀에 감길 수 있는 쉽고 간결한 멜로디에 '꺾기 창법' 여지가 있는 음악을 '뽕짝'으로 통칭한다. 댄스음악이라도 그런 정서가 묻어 있으면 '뽕짝'이 깃들어 있다고 표현해왔다. 뽕짝 정서를 대표적으로 안고 있는 댄스 그룹은 혼성팀인 '코요태'다. 2세대 걸그룹 일부가 뽕짝 정서를 좀 더 트렌디하게 가져와 인기를 끌었다.

'애프터 라이크'는 그런데 이전 2세대 걸그룹 뽕짝 바이브 댄스음악과 달리, 휘몰아치는 후렴구는 없다. 그래서 이전 곡들보다 좀 더 트렌디하게 들린다.

이런 구성은 아이브와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이번 싱글 의도와 맞물린다. 물론 팬덤을 보유한 한일 합작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 출신 안유진·장원영의 존재가 힘을 싣긴 했지만, 단 두곡으로 'Z세대 아이콘'으로 통하게 된 아이브는 이번 곡으로는 "Z세대분들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리즈)고 바랐다.

[서울=뉴시스] 아이브. 2022.08.24.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이브. 2022.08.24.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서 '애프터 라이크'는 2세대 걸그룹 노래를 적극 소비한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묘수다. 여기에 1970년대 '디스코 디바' 글로리아 게이너의 대표곡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의 간주를 샘플링해 올드팝 팬들도 이끈다.

그런데 노랫말은 여전히 Z세대 마음을 겨냥한다. '일레븐'과 '러브 다이브'에 이어 서지음 작사가가 Z세대의 당돌한 메시지를 노랫말에 담았다. 일부에선 '일레븐'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 세 곡을 '감히 3부작'으로 묶어 부른다. 세곡 모두에 '감히'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고, 맥락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감히 누가 이렇게 날 설레게 할 줄 /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일레븐)

"우(Woo) 망설일 시간은 /  우(Woo) 3초면 되는 걸 / 우 예 잇츠 소 배드 잇츠 굿(Woo yeah It's so bad It's good) / 원하면 감히 뛰어들어"(러브 다이브)

"두 번 세 번 피곤하게 자꾸 질문하지 마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 방금 내가 말한 감정 감히 의심하지 마"(애프터 라이크)

부사인 '감히'의 사전적 의미는 '두려움이나 송구함을 무릅쓰고'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리킨다. Z세대를 수식하는 꾸밈말들 중 이들 세대의 본질에 가장 가닿는다. 그건 무례함이 아니다. 자신들만의 길을 가면서도, 앞서 길을 닦은 2세대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 아이브와 스타쉽처럼.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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