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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일 예술감독 "여우락, 진짜 우리음악의 스펙트럼 축제"

등록 2017.05.30 18: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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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 및 쇼케이스에서 원일 예술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3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 및 쇼케이스에서 원일 예술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오리지널 우리 음악 페스티벌이죠. 진짜 한국 음악에 대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축제에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이 오는 7월 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우리음악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2017 국립극장 - 여우락(樂) 페스티벌'을 펼친다.

 올해 주제는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인데 동시대와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생하고 성장해 온 우리 음악이 다양한 장르와 소통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여우락 페스티벌의 원일 예술감독은 30일 오후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 '여우락' 제작발표회에서 "올해의 협업은 매너리즘의 반복된 음악이 아니라 한 템포 더 나아간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예고했다.

 2주 동안 총 12개 팀이 무대에 오르는 이번 축제는 원 감독의 장담처럼 눈길을 끌 만한 협업이 수두룩하다.

 우선 인디 밴드들이 주목된다. 기괴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은 바이올린으로 아쟁, 가야금을 방불케 하는 연주를 선보여 온 팀으로, 김시율(피리)·이재하(거문고)와의 협업 무대를 준비 중이다.

 '여우락' 무대에 두 차례 올라 한국음악과 꾸준히 협업해온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올해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 바이올린 연주자 강이채와 함께 '마정채'라는 이름의 팀으로 민요를 새롭게 해석한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2017.05.3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국내 레게 신의 대표적 밴드 '노선택과 소울소스'는 한국적 색채가 강한 레게음악을 선보이는 팀으로, 젊은 소리꾼 김율희와의 협업 무대를 마련한다.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와 일렉트로닉록 밴드 '이디오테잎'의 프로듀서 신범호 등으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그룹 '무토(MUTO)'는 동서양의 소리들을 미디어아트와 조명예술로 표현하는 최첨단의 무대를 선보인다.

 최근 판소리 '춘향가' 앨범으로 국악계와 대중음악계에서 호응을 끌어낸 퓨전 에스닉 밴드 '두번째달'은 이번에 민요와의 새로운 협업 무대를 꾸민다.  

 원 감독은 "제도적 틀 안의 한국음악이 아니라 간절함을 따라가고 싶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음악적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기준에 대해서는 "'진짜 자기 음악이 있느냐'가 기준이었다"며 "제 스스로에 대한 기준은 간절함을 머금고 있느냐였죠. 그게 '우리 기준'이죠. 오리지널 음악가들이 서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타 장르와의 파격적인 결합이나 국악기를 활용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한 독창적인 음악들을 선보인 팀들도 오른다. 한국보다 세계무대에서 더 유명한 '잠비나이'와 거문고 명인 허윤정이 이끄는 '블랙스트링'이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 및 쇼케이스에서 안호상 국립극장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3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 '2017 여우락 페스티벌' 제작발표회 및 쇼케이스에서 안호상 국립극장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잠비나이는 영국 인디 레이블 벨라 유니언과 앨범을 발매했고, 활발한 유럽 투어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 가수 한희정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국악계와 재즈계의 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블랙스트링은 세계적인 재즈 레이블 ACT와 앨범 계약을 맺고 유수의 세계 페스티벌에 초청 받는 팀이다. 협업할 해외 연주자는 추후 공개한다.

 '어어부 프로젝트'와 '비빙' 등 국악을 소재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펼쳐온 장영규와 경기민요 스타 소리꾼 이희문 등으로 구성된 밴드 '씽씽'은 경기민요 대모 이춘희와 함께 신선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1990년대 한국음악의 변화를 대표하는 월드뮤직 1세대 '공명'의 20주년 콘서트도 '여우락'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국악관현악과 현대음악을 선두해 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TIMF앙상블은 특별한 시나위 무대를 마련한다. 20대 소리꾼 유태평양과 장서윤은 임방울과 김산호주의 사랑 이야기를 김정호·김광석의 가요 등을 통해 새롭게 해석한다.

 74석 규모의 별오름극장에서 가야금(박순아)과 기타(박석주), 가야금(박경소)과 색소폰(신현필) 등 협업 무대 두 편을 '74 스테이지'라는 제목으로 선사한다. 밀도 높은 공간에서 단 74명의 관객이 즐기는 색다른 공연이다.

 '김용배적 감각'이란 부제를 달고 여우락의 첫 무대를 여는 '장단 DNA' 역시 기대 공연이다. 풍물놀이를 무대 연주용으로 재탄생시켜 1978년 첫선을 보였던 '사물놀이'의 핵심인물이자 전설적인 상쇠 고(故) 김용배를 재조명한다.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팀 창단 멤버이자 최초의 여성 사물놀이 연주자 박은하, 동해안별신굿 화랭이 김정희, 사물놀이 진쇠 명인 김복만, 피리·타악 연주자인 원 감독 등 그 시절을 함께 했던 국악인들이 함께 한다.

【서울=뉴시스】공명, '여우락' 제작발표회 쇼케이스. 2017.05.30.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공명, '여우락' 제작발표회 쇼케이스. 2017.05.30. (사진 = 국립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고인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박은하는 "고인이 돌아가신 이후 무엇인가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있었는데 김용배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마음 속에 눈물이 맺혔다"며 "김용배와 음악을 마음으로 주고 받은 사람들의 각자 색깔을 기대한다"고 했다.  

 국악계의 이단아로 통하는 원 감독은 크로스오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 재즈 보컬 나윤선에 이어 여우락의 예술감독을 맡게 됐다. 앞서 두 감독이 한국음악의 장르적 확장을 꾀했다면, 정통 국악인 출신인 원 감독은 우리 음악 안으로 좀 더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바람곶·푸리의 리더로서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의 한 축을 담당해온 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지냈다. 연극·무용·영화 등의 타 예술장르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확장시켜왔으며 영화 '꽃잎' '아름다운 시절' '이재수의 난' '황진이'로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원 감독은 "'여우락'은 자생적으로 성장한 오리지널 한국 음악이 여기 있다 는 의미"라며 "여우락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 국악뿐만 아니라 모든 뮤지션들의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의미를 갖게 되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공명, 재즈그룹 '프렐류드'의 드러머 한웅원이 각각 국악분야와 양악분야의 공동 음악감독을 맡았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에는 '여우락 아카데미'도 함께 진행된다. 단편선과 선원들, 공명, 박은하 등 음악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여우톡'과 국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우락 대학생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여우락'은 한국음악 기반의 과감한 시도로 주목 받는 음악가들과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온 우리 음악 페스티벌이다. 2010년 시작 이래 4만8000여 관객이 '여우락'을 찾았다.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지난 총7회 행사의 평균 객석점유율은 95%를 기록했다"며 "동시대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언제나 젊은' 음악으로서 살아 숨쉬기를 원하는 한국음악계의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의 현장으로서, 관객과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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