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5년만에 소설 '바깥은 여름' 출간
![김애란, 5년만에 소설 '바깥은 여름' 출간](https://image.newsis.com/2017/06/28/NISI20170628_0000011977_web.jpg?rnd=20170711091827)
소설가 김애란(37)씨가 5년 만에 '바깥은 여름'을 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와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해 7편의 단편이 실렸다.
가까이 있던 누군가를 잃거나 어떤 시간을 영영 빼앗기는 등 상실을 맞닥뜨린 인물의 이야기, 친숙한 상대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읽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 언어의 영이 사라지기 전 들려주는 생경한 이야기들이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펼쳐진다.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대다수 작품들은 최근 3~4년간 집중적으로 쓴 것이다. 그녀는 수록작 가운데 한 편을 표제작으로 삼는 통상적인 관행 대신 소설집에 '바깥은 여름'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나는 늘 당신의 그런 영민함이랄까 재치에 반했지만 한편으론 당신이 무언가 가뿐하게 요약하고 판정할 때마다 묘한 반발심을 느꼈다. 어느 땐 그게 타인을 가장 쉬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한 개인의 역사와 무게, 맥락과 분투를 생략하는 너무 예쁜 합리성처럼 보여서. 이 답답하고 지루한 소도시에서 나부터가 그 합리성에 꽤 목말라 있으면서 그랬다."(200쪽)
"위안이 된 건 아니었다.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다거나 감동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시리로부터 당시 내 주위 인간들에게선 찾을 수 없던 한 가지 특별한 자질을 발견했는데, 그건 다름아닌 '예의'였다."(238쪽)
저자는 "누군가의 손을 여전히 붙잡고 있거나 놓은 내 친구들처럼 어떤 것은 변하고 어떤 것은 그대로인 채 여름을 난다"며 "하지 못한 말과 할 수 없는 말, 해선 안 될 말과 해야 할 말은 어느 날 인물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물이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말은 무얼까 고민하다 말보다 다른 것을 요하는 시간을 마주한 뒤 멈춰 서는 때가 잦다. 오래전 소설을 마쳤는데도 가끔은 이들이 여전히 갈 곳 모르는 얼굴로 어딘가를 돌아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들 모두 어디에서 온 걸까. 그리고 이제 어디로 가고 싶을까. 내가 이름 붙인 이들이 줄곧 바라보는 곳이 궁금해 이따금 나도 그들 쪽을 향해 고개 돌린다." 272쪽, 문학동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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