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송경동 시인, '친일·독재 부역' 미당문학상 거부

등록 2017.07.03 19:52:5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공정언론공동행동 및 각계 시민사회 주최로 열린 '언론사 노조 파업 해결 촉구 및 여의도 희망 캠프 촛불콘서트'에 송경동 시인이 시낭독을 하고 있다.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공정언론공동행동 및 각계 시민사회 주최로 열린 '언론사 노조 파업 해결 촉구 및 여의도 희망 캠프 촛불콘서트'에 송경동 시인이 시낭독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송경동(50) 시인이 미당 문학상 후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친일 부역자라는 이유에서다.

송 시인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000만원짜리 문학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데 거부했다"며 "'2017 미당문학상' 후보로 올리려 한다고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미당의 시적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 부역과 5.18 광주학살과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고 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송 시인은 "내 시를 존중해 주는 눈과 마음이 있었다면 도대체 나와 '미당'이 어디에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며 "때론 더 긴 시간 평행선을 달리며 만나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인연도 있다. 좀더 일찍 '미당'과 화해를 시도하고 만난 문우들, 선생님들도 있다. 그들에게 나의 잣대만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라도 가야하는 길들이 있을 것이다"며 "조금은 외롭고 외지더라도 내가 걸어보고 싶은 다른 길이 있다고 믿어본다"고 다짐했다.

2001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송 시인은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등을 냈다. 2010년 천상병시문학상, 2011년 신동엽창작상·김진균상을 받았다. 
 
지난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해 꾸려진 광화문캠핑촌 '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