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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0여명 작가들 평창서 평화 나눈다…'국제인문포럼'

등록 2018.01.15 14: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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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8 국제인문포럼' 포스터. 2018.01.15. (사진 = 문체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8 국제인문포럼' 포스터. 2018.01.15. (사진 = 문체부 제공) [email protected]

데버러 스미스, '채식주의자' 오역논란 입장 밝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18개국 60여 명의 국내외 작가를 비롯한 200여 명의 문인들이 한데 모여 평화를 이야기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대학교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2018 국제인문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대학교(총장 성낙인)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직무대행 류지호, 이하 진흥원)이 함께 하는 포럼이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하나다. '세계의 젊은 작가들 평창에서 평화를 생각하다-자연, 생명, 평화의 세계를 위하여'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포럼 기획위원장인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분쟁, 빈곤, 생태, 문화다양성 등 인류사회의 오랜 고민에 대해 논의하고 그 속에서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모색하는 자리"라면서 "특히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맞물려 평창올림픽이 '평화와 문화의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의미를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막식서 소설가 김연수·터키 작가 하칸 귄다이, 기조발표

19일 오후 6시부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서울대 성낙인 총장의 환영사와 문체부 도종환 장관의 축사로 시작한다. 소설가 김연수와 터키 출신 작가 하칸 귄다이의 기조발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포럼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고은 시인, 유안진 시인을 비롯한 문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시작을 축하한다.

소설 '꾿빠이 이상',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각각 동서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연수는 '평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라는 제목의 기조발표에서 '펜은 칼보다 강하지 않다'고 역설, 문학은 나약하기에 언제나 평화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소설 '데르다(Az)'로 2014년 터키-프랑스 문학상을 수상한 또 다른 연사 하칸 귄다이는 터키인으로서 그리스에서 태어나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벨기에, 터키 등에서 성장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를 평화로 이끄는 세 가지 단계와 함께 '연민'을 바탕으로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데버러 스미스, 장강명, 김숨 등 인기 작가의 주제별 논의

개막식에 20일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과 21일 평창 한화리조트에서는 국제인문포럼의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섹션 4에서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을 주제로 일련의 경험을 발표한다.

특히 스미스는 이날 그간 국내에서 제기된 오역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그녀는 발제문에서 한국어와 영어 사이 단어와 문법이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가 없다는 걸 지적한다. 구두점조차도 서로 다른 무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미스는 한강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 갖는 의미와 언어는 불가분의 관계라 그것을 그대로 번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변역에 있어서 "차이, 변화, 해석은 완벽하게 정상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충실함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스미스의 '채식주의자' 번역은 문학평론가인 정과리 연세대 교수와 조재룡 고려대 교수 등이 심포지엄과 계간지 등을 통해 일부 단어가 생략되고, 원본에 없는 문장이 생기기도 했다고 지적하면서 오역 시비가 불거졌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인터내셔널 부문)을 공동수상한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 참석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현 주소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6.06.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인터내셔널 부문)을 공동수상한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 참석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현 주소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6.06.19.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이날 포럼 섹션 1 '분쟁 혹은 분단'에서는 박혜영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으로 알려진 소설가 장강명이 발표한다. 강신애, 김동식, 신주희, 전성태, 진은영 작가가 토론에 참여한다.

해외 작가로는 바기프 술탄르(아제르바이잔), 리카르도 차베스(멕시코), 칼레드 흐룹(팔레스타인), 후인 쫑 캉(베트남), 아베 마사히코(일본)가 참여한다.

최근 국내외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여성 혹은 젠더'를 주제로 열리는 섹션 2에서는 소설가 김숨이 '돌아오지 않은 여자들, 돌아온 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전쟁과 여성의 성에 대한 문제를 발표한다. 이밖에도 섹션 3 '빈곤', 섹션 4 '언어와 문화다양성', 섹션 5 '자연과 생태', 섹션 6 '지역과 세계'를 주제로 밮표가 이어진다.

◇임진각 일대 및 대회시설 방문 후 평화선언문 마련

이번 포럼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21일 도라산역 등 임진각 일대와 평창올림픽 대회시설도 둘러본다. 이후 평창 한화리조트에 집결해 지역문인들과 함께 섹션 6 '지역과 세계'를 주제로 마무리 토론을 진행하고 '평화선언문'을 함께 만든다.

평화선언문은 세계적 잡지 ’'라이프(LIFE)'의 표지를 장식한 바 있는 사진작가 윤정미가 평창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들에 참여 작가들의 평화에 대한 소감이 얹어진 총 156개의 조각으로 구성된다. 평창 이효석 문학촌에 설치돼 이번 포럼의 유산으로 남겨진다.

이와 함께 국제인문포럼은 영남, 호남, 충청 3개 권역별 포럼을 통해 지역에서도 함께 열린다. 18일 오후 4시 마산 3.15 아트센터에서는 '자유'를 주제로 영남권 포럼이, 19일 오후 6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생태'를 주제로 호남권 포럼이 개최된다. 마지막으로 20일 오후 3시 청주 밸류호텔 세종시티에서는 영호남, 충청의 지역문인들이 함께 모여 '인간과 휴머니즘(Humanism)'을 주제로 합동 포럼을 개최한다. 이들은 행사를 마친 후 평창 한화리조트로 이동해 국제인문포럼의 섹션 6과 문학의 밤, 폐막식에 동참한다.

권역별 포럼과 더불어 20일 오후 7시30분 서울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는 '세계작가들과 함께하는 평화 낭송회'가 열린다. 장강명, 김이듬, 전성태, 지한 오마르(이집트), 달미라 틸레프베르겐(키르기스스탄) 등 11명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낭송하고 독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

시인기도 한 도종환 장관은 "역사를 보면 인류의 작고 거듭된 시도가 모여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들어왔다"라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광장으로 불러 모으는 힘은 여러분의 펜 끝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가 널리 퍼진다는 평창(平昌)의 뜻처럼 여러분이 만든 평화선언문이 평창을 중심으로 세계에 널리 퍼지고 오래도록 빛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4월에는 이번 포럼의 기념저술로서 문화의 보편성과 다양성을 주제로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분야의 논문 24편을 선정해 새롭게 집필한 교양서도 발간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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