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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SeMA 벙커에서 만나는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등록 2018.02.28 11: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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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길고 긴 잠_데이비드 플래스, 스틸컷

【서울=뉴시스】 길고 긴 잠_데이비드 플래스, 스틸컷


【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지난해 10월 여의도 지하벙커에 문을 연 'SeMA 벙커'가 2018년 첫 기획전으로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전을 3월1일부터 연다.

 3·1 운동 99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이 전시는 일제 강점기 강제노동의 역사를 조명한다. 140여점에 이르는 손승현 작가의 사진을 비롯하여 미국의 데이비드 플래스 교수와 송기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교수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선보인다.

 전시의 배경이 되는 일본 홋카이도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발굴은 1980년대 일본의 시민과 종교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1996년부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의 민간 전문가들과 학생, 청년들이 함께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평양 전쟁 시기의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50여구를 발굴했고, 인근 사찰 등에서 100여구의 유골을 수습했다.

 이들은 그 동안 발굴, 수습한 한국인 유골 총 115구를 유족과 고향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70년만의 귀향'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전시를 주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은 "태평양 전쟁 이후, 일본 홋카이도에 강제 연행된 한국인의 유골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방치된 채로 60년 이상이 흘러가 버린 지금,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로부터 시작된 본 프로젝트를 통하여 희생자들의 유골을 발굴해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을 전시로서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또 다른 고향_ 송기찬, 스틸컷

【서울=뉴시스】 또 다른 고향_ 송기찬, 스틸컷


 작가 손승현은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징용과 노동으로 희생된 이들의 유골 발굴 과정을 다큐멘터리 사진형식으로 재현했다. 특히 시간에 따른 변화 없이 과거의 사건이 현재처럼 느껴지는 심상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작품과 더불어 역사적 사건들을 추적하는 사료들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구성하여 선보인다.

 데이비드 플래스의 다큐멘터리 'So Long Asleep (길고 긴 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홋카이도에서 강제노동 중 사망한 115명의 조선인 희생자 유골을 한국과 일본의 자원 활동가들이 함께 발굴하여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여정 끝에 고국 땅에 안치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이다. 송기찬의 다큐멘터리 'another 고향'은 유골발굴에 참여했던 재일동포들의 정체성에 관한 인터뷰 영상이다.
【서울=뉴시스】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손승현, 파노라마

【서울=뉴시스】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손승현, 파노라마


 이번 전시는 2015년에 선보인 바 있는 '70년 만의 귀향'의 연장이자 그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는 전시로, 3월 1일 SeMA 벙커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8월, 일본의 오사카와 동경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개막식인 2일 오후 3시에는 전시연계 국제 심포지엄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린다. 지난 20여 년간 강제노동 희생자의 발굴과 귀환을 진행해 온 정병호(평화디딤돌 대표), 토노히라 요시히코(승려, 홋카이도포럼 대표) 등이 참여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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