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검정고무신'도 저작권 분쟁…"저작인격권 침해"
한국만화가협회, 29일 성명 발표
[서울=뉴시스]만화 '검정고무신'. (사진 = 형설아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1990년대 한국 만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검정고무신'이 저작재산권 분쟁에 휘말렸다.
원작 만화를 토대로 확장된 애니메이션, 게임, 카페 프랜차이즈 등 2차적 저작물 관련 사업에 있어 작가와의 별도 계약하거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원작자 표기조차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이에 작가들은 각종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만화가협회는 29일 '불공정한 저작재산권 양도계약 근절을 위한 한국만화가협회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 "창작자의 저작인격권은 철저히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화가의 저작재산권을 위임받은 사업자가 만화가의 동의 없이 캐릭터의 저작권자로 사업자 본인의 명의를 등록하는 것은 창작자의 저작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만화가협회는 "검정고무신의 창작자들은 작품의 2차적 저작물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작가들에 따르면 작가들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제작 과정에서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고, 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제작한 '검정고무신' 피규어에는 원작자에 대한 표기조차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작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위 작품 캐릭터들에 대해 대표자 명의로 저작권을 등록한 업체와 분쟁 중에 있다"며 "위 저작권 등록 과정에서 별도의 계약이나 작가들의 명시적 동의는 없었다는 것이 작가들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만화가협회는 이러한 분쟁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검정고무신 사건은 창작자가 보유하게 되는 저작권을 사업화라는 명목 하에 포괄적·배타적으로 양도받아서 행사하는 불공정한 계약관계가 만화계에 여전히 만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창작자들 뿐 아니라, 창작자들과 공정한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상호 존중의 관점에서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수의 선량한 사업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창작자의 저작재산권 전체를 장기간 양도하는 계약 시정 ▲문화체육관광부가 불공정 계약관계로 인한 피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만화가협은 "창작자의 저작물은 창작자의 인격·사상·감정·노력·정성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일부 사업자들이 이러한 저작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면서 법과 계약관련 지식에 취약한 창작자들과 불공정한 저작권 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건이 계속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정고무신은 2006년까지 주간 만화잡지 '소년 챔프'에 장기 연재, 단행본 총 45권으로 완간된 인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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