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깡차르트' 박강현 "나는 무대 위 노동자"
김준수·박은태와 '모차르트!' 10주년 주인공
8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박강현. 2020.07.08.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샤차르트' 김준수, '은차르트' 박은태 같은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과 함께 뮤지컬 '모차르트!' 국내 공연 10주년 무대에 타이틀롤을 맡은 '깡차르트' 박강현(30)은 뮤지컬을 자양분 삼아 성장한 뮤지컬스타다.
다른 두 배우에 비해 인지도는 비교적 덜하지만, '라이어 타임' '베어 더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이블데드' '칠서' '광화문연가' '엘리자벳' '킹키부츠' '웃는 남자' 등의 뮤지컬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다.
지난 2017년 종합편성채널 JTBC 남성 4중창팀 선발 프로젝트 '팬텀싱어' 시즌2의 준우승 팀 '미라클라스'(박강현·김주택·정필립·한태인)가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보탬이 되기는 했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뿌리내리지 못 했으면 얻지 못했을 명성이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박강현은 "저는 저를 무대 위 노동자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메인 넘버 '나는 나는 음악'을 '나는 나는 노동자'로 되돌려 주고 싶을 정도로 박강현의 성실함은 인정 받고 있다.
현재 뮤지컬계 급상승 중인 그는 인기에 취하지 않은 채 "노동이 예술적으로 승화되면 좋지만, 아직까지는 주제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견문도 좀 더 넓혀야 하죠"라고 겸손했다.
데뷔 5주년을 맞은 박강현은 "그간 가장 뿌듯한 건 제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희 학교(성균관대 연기예술학) 동기 중 연기 전공이 25명이었는데 그 중 지금까지 연기하는 사람은 서너명 정도예요. 저 역시 진로를 바꿀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그랬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죠."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박강현. 2020.07.08.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하지만 "연기를 하지 않아도 뭐라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그 불안감을 물리쳐왔다.
현재 청춘의 힘겨움과 공감하고 있는 박강현은 뮤지컬계 청춘스타다. '인정욕구'가 발현되는 청춘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킹키부츠'의 찰리,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그리고 이번 '모차르트!'의 모차르트가 그렇다.
"그런 캐릭터를 맡으면서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성장을 했어요. 캐릭터로서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온 것이 현실에 영향을 줬거든요. '내가 실제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고 그런 생각들이 삶에도 영향을 준 거죠."
'서른 즈음에'의 나이가 된 박강현은 "제 나이대가 그런 캐릭터와 비슷해서 캐스팅의 기회를 감사히 얻은 거 같아요. 비슷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기라 좀 더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닌가 한다"고 여겼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박강현. 2020.07.08.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힙합의 레게 머리에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 모습에서 엿볼 수 있듯 그의 청춘에 방점이 찍혀 있다. 천재로 주목 받은 유년 시절을 거쳐 아버지 '레오폴트'와 대주교 '콜로레도'로부터 억압 받는 청년기를 주로 다루는 이 뮤지컬은 '청년 음악가의 천방지축 성장기'라는 부제를 달 만하다.
모차르트가 만드는 음악이 클래식일 뿐 그를 당대의 록스타로 설정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한 음악가의 불멸한 이야기라기보다 한편의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매번 무대 위에서 모차르트로 세 시간 동안 살아내면서는 그는 "점차 모차르트의 마음을 알 거 같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지 않고 가버린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아버지를 절실히 사랑하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서른을 넘긴 박강현은 현재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고민에 한창이다. "인간적으로 가끔 화도 내는데, 제 자신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지가 고민이에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도 많고, 사람을 잘 챙겨야 한다는 다짐도 많이 하고 있죠."
박강현은 자신이 이뤄냈다는 말은 섣불리 내뱉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일을 해야 해요. 조금 더 인정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죠. 제가 버둥거리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 많다고 믿어요. 카메라 연기도 하고 싶고, 연극도 많이 출연하고 싶어요.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모차르트!', 8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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