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산악지대에서 경제대국 성공 비결…'스위스 메이드'
[서울=뉴시스]'스위스 메이드: 스위스의 성공 이면에 숨겨진 엄청난 이야기'. (사진 = 에피파니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스위스'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많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알랭 드 보통, 카를 구스타프 융 등 인물부터 눈 덮힌 융프라우와 마터호른 산의 절경은 두말할 나위 없다. 시계, 치즈, 군용 칼, 초콜릿, 컴퓨터용품 등은 세계 일류를 자랑한다.
경제적으로 살펴보면 스위스는 세계에서 백만장자의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주민 10만명당 9428명이라고 한다. 성인 인구만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11.8%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금 와서 보면 절경이지만 과거 스위스 사람들에게는 척박한 산악지대였다.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가난해서 다른 나라에 용병으로 나가 생계를 이어가고, 평지 농업이 불가능해 목축업에 매여 일상을 버텼다는 스위스. 이 나라가 세계에서 손 꼽는 부자나라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책 '스위스 메이드: 스위스의 성공 이면에 숨겨진 엄청난 이야기'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풀어내 스위스의 성공 비결을 밝힌다.
스위스 근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성공 스토리를 우리가 기억할만한 작은 일화에서부터 획기적인 결단과 안타까운 실패,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는 원대한 실행 등 굵직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풍성하게 다루고 있다
지금은 알프스를 품은 스위스이지만 과거엔 알프스에 갇힌 스위스였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스위스 시계이지만 시작은 거의 가내 하청 수공업 수준이었다.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산업은 화학 염색산업에서 시작됐고 스위스의 정밀 브랜드를 강화해 준 기계산업도 영국 현지의 산업스파이 도움을 마다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 오로지 몰두한 덕분이었다.
저자 R. 제임스 브라이딩은 스위스인들이 쉴 틈 없이 일한다고 설명한다.
목축업에 매여있다 보니 우유가 남아도는 상황이 됐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 끝에 치즈를 개발했다. 또 이것을 세계를 향해 산업화하고 기업화해서 세계 최대의 식품기업 네슬레가 탄생했다.
시계 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한 가정에서 겨울 농한기 시계 부품 하청을 받아 식구들이 집에 모여 부품을 만들던 것에서 비롯됐다. 단순히 반복적으로 하청 받은 물품을 만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품을 개량하고, 개발하고, 아예 시계를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이 지금의 '시계 하면 메이드 인 스위스'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민정책에 있어서도 남달랐다. 이웃 국가들에서 종교적, 인종적 차별이 두드러질 때 스위스는 개방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렇게 유입된 사람들이 스위스의 성공 스토리에 강하게 일조했다고 저자는 말했다.
저자는 주변국들이 서로 편을 갈라설 때에도 스위스는 중립을 지켰다. 이것이 지금에 와서는 더할 나위 없는 이점이 되어 스위스를 독특하고 중요한 국가로 만들었으며 경제적인 혜택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갈등도 분권적인 공화주의와 시민들의 직접 민주주의 틀 속에서 타협과 통합으로 녹여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스위스 기업들의 기막힌 성공 사례들이 펼쳐진다. 이 순간에도 진행형인 스위스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여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메시지를 던져 준다.
'스위스 메이드'는 스위스의 특성을 말하는 '가장 권위 있는' 책이 됐다. 이 책의 발간을 위해 스위스 기업과 재단, 고액 자산가들이 지원했다. 스위스의 성과에 대한 인식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서다. 책은 10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전역에 스위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안종희 옮김, 678쪽, 에피파니,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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