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절의 독서
[서울=뉴시스] 시절의 독서 (사진=창비 제공)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 최초 여성 대법관 김영란이 자신의 삶을 구성했던 독서의 경로를 담은 '시절의 독서'(창비)를 출간했다.
1981년부터 판사로 일한 저자는 2004년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법관이 되어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을 받았다.
2019년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으로, 9월부터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문학작품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작가에 대한 관심, 텍스트를 사회현실과의 연관 속에서 바라보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 시절에 읽은 소설들부터 시작한다. 10~20대 여성의 보편적인 독서 경로라 할 수 있는 루이자 메이 올컷에서 브론테 자매, 버지니아 울프로 이어지는 저자의 독서편력은 저자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세상을 납득해보려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성이 극소수였던 법률가 사회에서 일하면서 분투하던 시절 저자는 도리스 레싱의 소설을 만난다. 저자는 도리스 레싱의 삶과 문학에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삶의 중요한 어떤 부분을 희생시키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절망감을 발견하고 강한 연민을 느긴다. 이는 도리스의 삶에 전문직 여성으로 살아남아야 했던 자신의 삶이 포개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엘리트 남성이 주류를 차지하는 집단에서 여성이기에 업무적으로 열등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려 악착같이 일해야 했고, 집에 오면 완벽한 집안의 천사로 살아가기를 요구받았음을 고백하는 한편, 이러한 현실이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떠안고 있는 문제임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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