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촛불혁명, 아직 진행 중…조국 수호 집회가 증거"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다음 정부, 2기 촛불정부 돼야…국민 믿는다"
'이대남' 우경화 지적에 "못난 사내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최초 단독 저서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백 교수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근대를 적응, 극복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책 제목 '근대의 이중과제'에 담긴 의미를 소개했다.
'한반도식 나라만들기'에 대해서는 "남북은 점진적이고 단계적, 창의적으로 온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완성된 단계가 아니다. (통일을) 진전시키는 것은 우리 식으로 해야 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식 통일은 흔히 말하는 통일과 다르다"며 "현재 일부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건 그동안 통일 논의를 주도해 온 세력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분단됐을 때는 통일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지금은 갈라져서 70년 이상 그런대로 살아왔다"며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해야 한다는 말은 호소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최초 단독 저서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백 교수는 "현 정부는 촛불혁명 덕분에 들어선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당시 준비가 덜 된 정부가 이만큼 해낸 게 촛불혁명이 아니면 어떻게 가능했겠냐"며 "다음 정부는 촛불시민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실력, 의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진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을 계승하는 초심은 그대로 간직했다고 본다. 옛날부터 알고 지냈지만 워낙 유능하고 진실한 정치인"이라며 "하지만 여당 내나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촛불혁명을 이어간다는 마음을 초반부터 가졌었는지도 확실치 않고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들은 2기 촛불정부를 원하지만 민주당은 갈아치웠으면 한다. 이게 민주당 후보가 돌파해야 할 과제"라며 "개인적으로 다음 정부가 성공하는 2기 촛불정부가 되길 열망한다. 국민, 하늘을 믿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최초 단독 저서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백 교수는 "처음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소규모로 집회를 했지만 어느날 느닷없이 100만, 200만이 몰렸다"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검찰 개혁, 촛불혁명이 좌절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사람들이 나왔다고 본다. 촛불 시민들이 검찰 개혁을 주장하고 조국 수호를 외친 덕분에 조 장관이 명예롭게 물러날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일명 '이대남'의 우경화 현상에 대해서는 "이런 말하면 욕먹을텐데"라면서도 "못난 사내, 못난 남자들"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는 "잘난 여성들을 보면 남자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남자들이 그런 건 아니다"며 "지금이 옛날처럼 아들은 대학 가고 딸은 못 가고 이런 건 아니지만 여전히 가정 내에서는 아들, 사회에서는 남자라면 더 대우받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의 이념이 남존여비는 아니지 않냐. 그러니까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 하는 것"이라며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고 선동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23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최초 단독 저서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23. [email protected]
한편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는 총 4부로 구성됐다. 서장 '촛불혁명과 개벽세상의 주인노릇을 위해'를 시작으로 제1부 1장 근대, 적응과 극복의 이중과제, 2장 3·1과 한반도식 나라만들기가 이어진다.
제2부는 한반도에서의 식민성 문제와 근대 한국의 이중과제, 2013년체제와 변혁적 중도주의 등 3~8장으로 구성됐다. 제3부는 '촛불'의 새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 등 9~13장으로 이뤄졌다. 제4부는 그간 써온 논평 등 짧은 글들을 모았다.
1938년생인 백 교수는 미국 브라운대, 하버드대에서 수학했으며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하고 2015년까지 편집인을 지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창작과비평' 명예편집인,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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