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괴짜 화가' 살바도르 달리, '진짜 작품' 왔다
'세계 3대 달리 미술관’ 컬렉션 140여점 전시
재단 승인 국내 첫 공식 회고전 'Imagination and Reality'
10개 섹션 초현실적으로 연출...DDP 디자인전시관
[서울=뉴시스]살바도르 달리. Photo ©Robert Whitaker /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Image Rights of Salvador Dalí reserved.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다. 천재들은 죽지 않는다”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이자 기상천외한 괴짜 화가로 미술사에 기록된 살바도르 달리(1904~1989). 그의 말처럼 그는 불멸의 존재가 됐다. 전설적인 예술가로 21세기인 삶 속에도 숨 쉬고 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는 레플리카(복제품) 전시가 아닌 '진짜 원화 작품' 전시다. 살바도르 달리의 전 생애를 걸친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 점이 들어왔다.
‘세계 3대 달리 미술관’인 스페인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 소장품과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소장품이다.
서울디자인재단DDP와 ㈜지엔씨미디어는 "총 3곳의 달리 미술관 컬렉션으로 이루어진 이 전시는 재단에서 승인하여 이뤄진 국내 첫 공식 회고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의 한국 첫 대규모 회고전이 DDP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스페인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은 달리가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 스페인 피게레스에 있다. 폐허가 된 극장을 달리가 직접 총괄·기획하여 기념비적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지하실에 달리의 무덤이 안치된 장소이기도 하다.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은 플로리다 해안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1942년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을 보고 감명받은 모스 부부가 45년 동안 수집한 작품 200여 점을 전시하기 위해 설립했다. 초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예술관에 영감을 얻은 세계적인 건축가 Yann Weymouth가 설계한 건축물로 더욱 명성을 얻었다.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의 빛나는 주요 걸작들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이다.
[서울=뉴시스]살바도르 달리, 지는 밤의 그림자 Shades of Night Descending, 1931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는 누구?
달리는 1904년 스페인 카탈루냐의 소도시 피게레스에서 태어났다. 달리가 초현실주의 대가가 된 건 부모 때문이다.
달리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형으로 상심한 부모는 달리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다. 이는 달리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안겼고 죄책감과 강박증, 편집증, 정신 분열 증상인 이중성 혹은 다중성을 갖게 했다.
달리는 온전한 자신으로 인정받길 원했다. 그 열망을 온갖 기행과 일탈로 표출했다.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웃기, 개미에 뒤덮인 박쥐를 입에 넣기, 망토와 왕관을 쓰고 왕 행세하기, 염소 똥으로 만든 향수 뿌리기 등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평생 천재적인 화가로 칭송받으면서도 동시에 기상천외한 괴짜 취급을 받은 배경이다.
[서울=뉴시스]살바도르 달리, 갈라의 발 입체적 작품 Galas Foot Stereoscopic Work, 1974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달리는 벨라스케즈, 라파엘로 등 고전화에 관심을 보였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충격을 받아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심취하게 된다. 무의식과 본능의 세계를 해방시키고자 한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달리의 명성은 점차 높아졌다.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산업혁명이 초래한 물질주의를 비판하는 예술가들이 뭉쳐 개척한 사조였다.
달리는 이후 초현실주의 그룹과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다. 평생 시달린 불안감과 광기를 독창적인 예술 언어로 표현했다.
대표적으로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기록하는 ‘자동기술법(Automatisme)’과 어떠한 사물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거나 응시할 때 나타나는 왜곡을 표현한 ‘편집광적 비판(Paranoiac Critic)’ 기법이 있다.
달리는 비이성적인 환각 상태를 객관화하여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정통적인 회화기법과 정밀한 소묘, 오차 없는 원근법을 이용해 완성한 몽환적이고 기묘한 그림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서울=뉴시스]살바도르 달리 전시. 섹션 8, 드림즈 오브 달리 전시전경.
달리는 “그림이란 비합리적인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천연색 사진”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또한 원자 과학이나 DNA, 가톨릭의 신비성을 추구했던 달리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에 충격을 받아 '핵-신비주의(Nuclear Mysticism)' 이론을 발표했으며, 강렬한 화면과 정교한 표현 방식을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파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유럽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 달리는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영화, 사진, 연극, 패션 등 상업적인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영화감독인 월트 디즈니, 알프레드 히치콕과도 협업한 달리는 슈퍼스타 대우를 받았다. 로고를 디자인하고, 광고에 얼굴을 내밀며 예술과 상업 경계를 무너트려 팝아트 탄생의 기반을 마련했다.
“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라고 자부했던 살바도르 달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로 등극했다. 더불어 21세기 일상과 예술문화에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살바도르 달리 전시. 섹션 2 초현실주의 전시전경.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초현실적인 연출 눈길
달리가 15세에 그린 '스튜디오에서 그린 자화상(Self-Portrait in the Studio) 작품으로 시작된다. 세 개의 거울을 곁에 두고 반사된 각도를 계산하며 정확하게 그렸다. 일찍부터 달리는 과학적인 접근법을 시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살바도르 달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 ‘갈라’와 운명적인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치 영화 같았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1910년대 초부터 1980년대까지의 유화와 삽화 시리즈와 함께 영향을 주고받았던 인물과 개인적인 순간들을 함께 소개한다.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달리의 신념을 담은 10개의 섹션은 초현실적인 경험도 선사한다. 2022년 3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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