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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온몸의 시학'…민음사 '시여, 침을 뱉어라'

등록 2022.02.14 15: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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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온몸의 시학'…민음사 '시여, 침을 뱉어라'



[서울=뉴시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김수영(1921~1968)이 1968년 4월 문학 세미나에서 발표한 '시여, 침을 뱉어라'는 한국 시사에 남는 중요한 경구로 남았다. '온몸의 시학'은 김수영 자신의 닻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시의 닻이기도 했다.

김수영이 살았던 시대는 일본어와 한국어와 영어가 혼재하는 가운데 형성된 전례 없는 혼돈의 시대였다. 그러나 그 모든 혼란은 새로움을 품고 있는 역동과 에너지이기도 했다. '시여, 침을 뱉어라'는 혼돈의 역사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에게 박는 거대한 뿌리”를 상상했던 지성인이자 예술가인 김수영이 시와 문학에 대한 탐색을 통해 부박한 이 세계에 뿌리 내리고 스스로를 키워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책이다.

김수영의 시론집 '시여, 침을 뱉어라'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번으로 출간됐다.

민음사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시인들이 시를 쓰거나 시에 대해 논할 때 정초석으로 삼는 글이 바로 김수영의 '시여, 침을 뱉어라'"이라며 "한국문학사의 보물과도 같은 다수의 시론을 비롯해 '모더니티의 문제', '현대성’에의 도피' 등 8편의 시작노트 및 월평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수록된 편편의 산문은 김수영이 문학과 예술에 대해 지녔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생생한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민음사는 1974년 김수영 시선집 '거대한 뿌리', 1975년 산문선집 '시여, 침을 뱉어라', 1976년 시선집 '달의 행로를 밟을지라도', 1981년 '김수영 전집' 시·산문(민음사), 2003년 개정판 '김수영 전집'시·산문(민음사) 등을 간행했다. 1982년 민음사는 '김수영문학상'을 제정하여 제1회 수상자로 정희성을, 수상작으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선정했다.

한편 '풀이 눕는다'는 시로 대중에도 유명한 시인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종로 출신으로 대구에서 통역관 및 선린상고 영어교사를 지냈다. 1957년 제1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자로, 1959년 첫 시집이자 생전에 발간한 유일한 시집인 '달나라의 장난'을 출간했다.

 시, 시론, 시평, 번역 등을 잡지와 신문 등에 발표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했던 그는 1968년 6월 15일, 귀가하던 중 집 근처에서 버스에 치여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숨을 거뒀다. 우리 시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치열한 시의식을 갖고 시를 써온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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