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팅커스
[서울=뉴시스] 팅커스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2.02.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퓰리처상 수상작 중 단기간 최고 판매 부수를 기록한 미국 소설가 폴 하딩의 '팅커스'(문학동네)가 나왔다.
십여 년 무명작가 시절을 지나 데뷔작으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폴 하딩에게는 '문학계의 미스터 신데렐라'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에서 드럼을 치다가 밴드가 해체되자 창작에 몰두하며 몇 년에 걸쳐 첫 작품을 완성했다.
그러나 첫 작품 '팅커스'는 수많은 출판사들로부터 느리고, 명상적이고, 잔잔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럼에도 작가는 비영리문학 전문 출판사에서 간신히 작품을 출간하고, 작은 서점들을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하다 비평가와 주요 매체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다.
마침내 그 데뷔작으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수상작 중 단기간 최고 판매 부수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이 작품은 시계수리공 조지, 가출 후 돌아오지 않은 땜장이 아버지, 괴상한 목사 할아버지까지 3대에 걸친 크로스비 가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논리적이고 섬세하며 우아한 시계, 그것의 가지런한 시간의 정렬을 사랑한 시계수리공 조지는 완전한 소멸에 이르기 전 여드레 동안 자신이 직접 수리한 시계들과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마지막 순간을 기다린다. 그는 많은 것을 기억했지만 그 순서는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그의 몸속, 꺼져가는 의식 아래에서는 요란한 붕괴가 한창이다.
지붕이 내려앉고 벽이 허물어진다. 그가 누워 있는 병원 침대는 지하로 떨어진다. 붕괴는 꾸준히 이어지고 뒤엉킨 잔재들 사이에 과거의 기억들이 부서진 마룻널 혹은 구부러진 대못인 양 삐죽 튀어나와 있다. 혼란한 무질서 속에서 그는 간질에 걸린 땜장이 아버지, 발작을 일으키다어린 아들의 손을 물어버리고 어느 날 홀연히 집을 떠나버린 아버지를 추억한다.
작가는 때로는 번개에 맞은 듯하고, 때로는 시계처럼 촘촘하고 복잡한 놀라운 언어로 무한한 우주의 시간과 유한한 인간의 시간 전부를 아우르며 인간의 삶과 죽음, 대를 이어 내려오는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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