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우리선시 삼백수·김치수 전집·레이버데이
◇우리 선시 삼백수
옛 문헌들에서 깊은 통찰을 길어 올리는 인문학자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이 스님들의 시 삼백수를 소개한 책이다. 고려 중기의 승려 우세 의천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만해 한용운까지 서른한 명의 스님들이 무심한 듯 던지는 다섯 자, 일곱 자의 말이다.
소순기(蔬筍氣), 즉 채소와 죽순만 먹고 살아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언어의 매력들이 넘실댄다. 화두처럼 던져져 그 속뜻을 쉽게 내주지 않는 선시의 그 속살을 정 교수의 해석으로 만날 수 있다. 627쪽, 문학과지성사, 2만3000원.
◇김치수 문학전집 완간
박경리와 이청준에 대해 쓴 평론을 모은 '박경리와 이청준'(3권) 등이 나오면서 문학평론가 김치수(1940~2014) 전집 10권이 모두 완간됐다. 1970년 평론가 김현·김병익·김주연 등과 함께 계간 문학과지성을 창간한 '문지 1세대'이자 '문지 4K'로 통한 김치수는 불문학자로 한국 문학의 비판적 자유주의 흐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문학과지성사, 각권 1만8000원.
◇레이버 데이
조이스 메이너드가 2009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열세 살 사춘기 소년 헨리,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 엄마 아델, 그리고 슬픈 사연을 지닌 탈옥수 프랭크가 엿새간의 레이버 데이 연휴 동안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이너드는 혼자일 때 절망뿐이었던 이들의 연대가 어떻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지는 세심하게 보여준다. 열세 살 소년의 시선의 섬세함이 특징이다. '인 디 에어'로 유명한 제이슨 라이트맨이 감독, 케이트 윈슬렛과 조시 브롤린이 주연을 맡아 영화(2013)로도 제작됐다. 송은주 옮김, 348쪽, 문학동네, 1만3800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