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소설]모파상 '멧도요새 이야기'·최시은 '방마다 문이 열리고'
◇멧도요새 이야기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1850~1893) 단편집이다. 1883년 모파상이 출간한 '멧도요새 이야기' 판본의 17편이 담겼다. 여자 앞에서 본능을 숨기지 못하고 돼지처럼 행동하는 남자를 그린 '저 돼지 같은 모랭', 세금이 아까워 키우던 강아지를 우물 속으로 던져버린 여자들의 이야기인 '피에로', 남편과 아들들에게 평생 멸시와 무시를 당하며 생쥐처럼 살아가던 어머니의 고백이 담긴 '유언장', 자신의 어선을 지키려고 동생의 한쪽 팔을 스스로 자르게 만든 형의 이야기 '바다에서' 등이 실렸다. 또 출간 당시 온 파리가 극찬하며 모파상을 단번에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데뷔작 '비곗덩어리'도 함께 수록됐다. 옮긴이 백선희씨는 "번역을 하다 보면 '끼어들고 싶은', '덧붙이고 싶은', 혹은 '바꾸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배반의 유혹이다. 저자의 것이 아닌 내 목소리를, 내 색채를 내고 싶은 배반의 유혹을 누르고 저자 뒤로 물러나는 것이 번역자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작품'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288쪽, 9800원, 새움
2010년 진주가을문예로 등단한 최시은의 소설집이다. 표제작을 비롯해 '그곳' '잔지바르의 아이들' '누에' '환불' 등 7편이 실렸다.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범죄자 아들과 함께 사는 엄마('누에'), 남자 하나를 두고 싸우다 임신한 상대 여자를 만나자 말없이 돌아서는 여자('3미 활낙지 3/500'),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뒤 소설을 쓰는 여자('환불'), 노부모와 함께 살며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여자('그곳') 등 저마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말 못할 고통의 시간들이 그려진다. 최 작가는 현실적 묘사와 상황 설정들을 통해 가난과 삶의 무게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삶의 어둠을 거둘 수 없게 만드는 사회구조와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본연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235쪽, 1만5000원,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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