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펄펄 끓는' 서울로 7017···"복사열 잡아라" 총력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날 서울로 7017 진입로에 들어서자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사방이 탁 트여 강한 햇빛에 무방비 노출된 데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복사열까지 올라온 탓이다. 보행로를 따라 걸은 지 10분도 채 안 돼 이마와 등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기록적인 더위에 이날 서울로 7017을 찾는 시민들도 많지 않았다. 그마저도 양산을 펼쳐 햇빛을 피하거나 휴대용 미니 선풍기로 얼굴을 식혔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박옥희(65)씨는 "처음 (서울로 7017에) 왔는데 너무 덥다"며 "오늘이 특히 더운 영향도 있겠지만 보행로 주변에 햇빛 가리개 등이 많지 않아서 낮에는 못 올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직장인 강지영(33)씨는 "회사가 근처라 출·퇴근 하면서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데 콘크리트 바닥이 열기를 흡수했다가 내뿜는 느낌을 받는다"며 "바닥의 온도가 내려가면 지금보다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정형 스프링쿨러
폭염으로 인해 서울로 7017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로 복사열 해소를 위해 최근 난간 손잡이와 바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복사열 등 표면 온도 상승으로 시민들이 더위를 호소하는 등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온도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행로 곳곳에 안개분수대 15개, 그늘막 10개, 몽골텐트 15개를 설치하고 이달 초에는 '쿨팬(Cool Pan)' 2대를 마련했지만 찜통 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시스】쿨팬(Cool Pan)
시는 우선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로 전시관에서 장미마당까지 100m 구간 난간 손잡이에 고정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기다란 배관 곳곳에 구멍을 뚫어 밸브를 연결, 물을 분사하는 방식이다.
또 서울로 가게에서 만리동 종점부까지 6곳에는 180m 길이의 바닥용 스크링클러를 설치했다. 고정형 스프링클러와 마찬가지로 구멍에서 물이 나오지만 이동형으로 원하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시는 이번 스프링클러 설치로 콘크리트 바닥의 온도가 평균 10도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시 직원과 함께 물을 뿌리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의 온도를 측정하자 37.2도까지 올라갔다. 이는 대기 온도보다 5도 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물이 뿌려진 바닥에 온도 측정기를 대자 30.7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시민들은 보행로 복사열을 해소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뉴시스】안개분수대
시 관계자는 "안전이나 경관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행로에 나무를 추가로 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나무가 조밀하게 연결되면 시민에게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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