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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장악한 뒷길, 보행자우선도로로 정비된다

등록 2018.10.31 09: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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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차량 섞이는 뒷길, 보행환경 개선

광진구 아차산로 41,53,55길

광진구 아차산로 41,53,55길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시는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동네 뒷길(이면도로)에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2억4300만원을 투입해 61곳에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했다.

 2013년 구로구 개봉로3길과 중랑구 면목로48길을 시작으로 2014년 8개소, 2015년 13개소, 2016년 20개소, 2017년 18개소가 보행자 우선도로로 바뀌었다. 올해도 24곳에 보행자 우선도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도시 지역 내 뒷길로 폭 10m 미만인 곳에 조성된다. 보행자와 차량이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하되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자는 게 이 도로의 취지다.

 서울시의 보행자 우선도로 정책은 열악한 뒷길 사정에서 비롯됐다.
동대문구 한천로 40길

동대문구 한천로 40길

서울의 경우 대부분 뒷길에 보도가 설치돼 있지 않다. 보도를 설치하기에는 폭이 좁은 도로가 상당수다. 게다가 뒷길 대부분이 아스팔트로 포장돼있다. 따라서 차량이 뒷길에 진입해 통행권을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불법주차가 일상화됐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자동차가 장악한 뒷길에서 보행자를 보호하려는 시도다. 보행자와 차가 가로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보행자의 통행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뒷길에 선을 긋는 등 방법으로 보도를 확보하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에 참여한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관계자는 "다양한 공간이용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보행자와 차량이 일정한 공간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 보행량에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보도가 설치될 경우 대부분의 보행자들은 차도로 내려서게 된다"며 "보차구분이 된 도로가 실제로는 보행자를 차량 통행영역으로 몰아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는 보행자와 차가 도로를 공유하는 보행자 우선도로 방식을 택했다.
성북구 삼선교로 10길

성북구 삼선교로 10길

시는 보행자 통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보행자 우선도로에서 차량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제한하고 노상주차를 억제한다. 또 보행안전시설, 차량속도 저감시설, 보행자 위주 바닥포장, 보행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다.

 시는 기존 아스팔트 포장 대신 스탬프 포장기법을 활용해 뒷길이 보행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한다.

 또 차도임을 암시하는 도로 노면표시가 최소화된다. 보행자와 차량의 영역을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방호 울타리 등 구조물을 없애 차량이 보행자를 의식하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한다.

 보행자 우선도로에 적용되는 디자인은 다양하다. 정방형을 진행방향에 직각으로 배치해 진행방향 좌우측에서 불규칙하게 연속적으로 색상배치를 변화시키는 방식, 정방형 무늬 하에서 여러 색상의 막대모양을 불규칙하게 배치하는 방식 등이 주로 적용된다.

 시는 또 필요한 경우 해당구간 차량 속도를 제한하거나 가로변 적치물 단속,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시행해 편안한 보행환경을 조성했다.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한 결과 안전·편리·쾌적성 등 전반적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관악구 관악로 14길

관악구 관악로 14길

보행자의 경우 노상 적치물 제거를 통한 통행편의 증가에 만족하는 이들이 많았다. 도로상 디자인 자체의 미적효과에 만족하는 이들 역시 많았다.

 운전자의 경우 차량 운전시 보행자가 다니는지 더 주의하게 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스스로 감속운전을 하게 됐으며 보행자와 충돌위험이 줄어들었다는 평이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관계자는 "사업직후보다 보행자우선도로가 정착된 시점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며 "향후 사업추진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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