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시달리다 숨진 공무원…김포시장, 누리꾼 수사의뢰

모욕죄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서 제출

김병수 "막아주지 못해, 싸워주지 못해 미안"

"재발 방지…고질적 악성 민원 근절 나설 것"

[김포=뉴시스] 김병수 김포시장이 13일 오전 김포경찰서를 찾아 공무원 사망과 관련해 수사 의뢰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김포시 제공) 2024.03.13. [email protected]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경기 김포시 공무원 A(9급·39)씨와 관련해 김병수 김포시장이 가해 누리꾼(네티즌)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김 시장은 13일 오전 김포경찰서를 방문, 공무집행방해 및 모욕죄와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가해 누리꾼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김 시장이 직접 수사 의뢰서를 제출한 것은 범사회적으로 고인의 억울한 죽음이 빠르게 잊혀지지 않고 악성민원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해 불행하고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을 막는데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김 시장은 "막아주지 못해, 싸워주지 못해 미안하다. 유족에게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마음이 무겁지만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공직사회 민원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질적이고 고착화된 악성 민원에 대한 근절 방안으로 세가지 차원의 계획이 있다. 수사의뢰를 통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순직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또 시와 국가적 제도의 개선이고 나아가서는 현 민원처리 시스템의 전면 검토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포시는 변화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김포시는 A씨에 대한 욕설이나 협박성 발언 내용 등 증거자료 수집 및 변호사 자문과 법률 검토를 통해 정당한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협박 행위가 가능하다고 판단,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김포=뉴시스] 김병수 김포시장이 13일 오전 김포경찰서를 찾아 공무원 사망과 관련, 수사 의뢰서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포시 제공) 2024.03.13. [email protected]

김포시는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료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시 서구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자신의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등 악성민원에 시달리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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