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도 좋지만…지자체, 매년 낙엽 처리에 '골머리'
일부 지자체는 관광자원화 이색적인 방법으로 활용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3동 가로수길에서 환경관리원들이 전동송풍기를 이용해 수북히 쌓인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 2022.11.07.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해마다 가을철이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가로수에서 대량으로 떨어지는 낙엽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가 내리면 쌓인 낙엽으로 인해 도로 침수를 일으킬 수도 있는 데다 담배꽁초에 의한 화재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는 해마다 수거하는 낙엽을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거나 친환경 퇴비로 가공해 필요한 곳에 무상 제공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얻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6일 소방당국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경기도내 지자체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33.9㎜로, 이 사이 접수된 호우 관련 신고건수는 1000여 건에 달했다.
소방당국은 침수 등으로 인한 도로 장애 228건이 발생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경기도청 및 일부 지자체는 시민들에게 ‘호우와 낙엽으로 인한 배수불량 등 도로 노면수가 유입되고 있으니 침수 및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재난안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포시 장기동에서는 도로에 낙엽이 쌓이면서 소방당국이 출동해 이를 제거하기도 했다.
지자체들은 매일 치워도 다시 떨어지는 낙엽으로 해마다 낙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이를 수거하는 방법 말고는 달리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각 지자체마다 보통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낙엽 수거에 나서는 데 적게는 수백t에서 수천t까지 그 양도 어머어마하다.
수원시는 지난해 수거한 낙엽 양이 57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기간 동안 환경미화원 320여 명과 흡입기가 달린 노면 청소차량 42대를 동원해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을 수거했다.
이렇게 수거한 낙엽은 거의 전량을 모두 소각한다. 일부 시·군에서는 낙엽을 퇴비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원시는 지역 특성상 농가 비중이 적어 대부분 소각해 처리한다.
낙엽에 뒤섞여 있는 담배꽁초와 같은 일반쓰레기도 퇴비 재활용을 가로막는 요소다. 지자체 입장에선 낙엽을 퇴비로 쓰려면 이를 별도의 작업을 통해 일일이 분류해야 하는데 퇴비 수요처가 적으면 이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소각비용보다 커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남이섬 송파은행나무길. (사진=송파구 제공) 2019.11.12. [email protected]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지자체는 낙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묘수도 개발해냈다.
서울 송파구는 해마다 가을풍경을 선사하는 울긋불긋한 단풍잎을 남이섬으로 옮겨 ‘송파 은행나무길’을 조성하고 있다.
매년 은행잎을 처리하기 위해 수거와 운반, 소각 등 과정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요되자 이같이 처치 곤란한 낙엽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협력해 이색적인 자원재활용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2006년부터 매년 은행잎을 모아 가을철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에 늘어선 100m 가량의 가로수 길에 뿌려서 이를 관광 자원화하는 ‘송파 은행나무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송파구 환경미화원들이 지난 10월부터 수거한 약 20t의 은행잎을 남이섬으로 옮겨서 뿌기로 했다.
이외에도 송파구는 해마다 600여t의 낙엽을 친환경 퇴비로 만들어 수도권 인근 농가 10여 곳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각 농가에서는 낙엽을 특용작물 보온재로 활용해 한파에 대비하거나 친환경 퇴비로 쓴다.
송파구는 이러한 낙엽 재활용을 통해 올해 낙엽 발생 예상량의 약 95%(650t)을 재활용해 약 1억여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각 시·군마다 지역 여건이 달라 낙엽을 처리하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가로수가 시민들에게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최대한 도로나 거리에 쌓인 낙엽으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매년 이를 수거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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