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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된 금연거리' 하남시, 흡연공간 마련해 숨통튼다

등록 2022.09.14 16:20:50수정 2022.09.15 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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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망월동 문화의거리 일대와 주변 골목 금연거리로 지정

금연구역이지만 길바닥에 담배꽁초 수북…주민들 "나아진게 없어" 실망

흡연자들 "넓은 거리에 흡연구역 한 곳 만들지 않은 게 문제"

하남시 "내년까지 흡연부스 설치하는 방안 긍정적으로 검토"

경기 하남시 망월동 문화의거리 초입에 위치한 벤치의 모습. 이 장소는 금연구역임에도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들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다. 2022.09.13. jungxgold@newsis.com

경기 하남시 망월동 문화의거리 초입에 위치한 벤치의 모습. 이 장소는 금연구역임에도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들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다. 2022.09.13. [email protected]



[하남=뉴시스]김정은 기자 = 지난 2월 금연거리로 지정된 경기 하남시 미사역 일대 오피스텔 거주민들이 여전히 길거리 흡연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해당 거리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별도 흡연공간이 없는 탓에 이를 무시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 길거리 흡연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온 문화의거리(망월동 759-1~145-1)일대와 주변 골목(망월동 100~1100-1)을 금연거리로 지정했다.

미사역 부근에 위치한 이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상가와 오피스텔이 밀집된 지역이어서 길거리 흡연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던 곳이다.

지난 1월 진행된 금연구역 지정 찬·반 여부 조사에서는 응답자 1926명 중 97%가 찬성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해당 거리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곳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된 사람은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거나 금연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동안 시는 바닥과 벤치에 금연거리 지정 홍보현수막과 표지판을 설치하고, 금연단속원 2명과 금연지도원 8명을 현장에 교대로 투입해 흡연자를 단속해왔다.

그러나 넓은 거리에서 불시에 흡연단속이 이뤄지다 보니 실제 단속건수는 7개월 간 불과 5건에 그쳤고, 주민들의 삶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미사역 인근 골목 바닥의 모습. 길바닥에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버려져 있다. 2022.09.13. jungxgold@newsis.com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미사역 인근 골목 바닥의 모습. 길바닥에 수많은 담배꽁초들이 버려져 있다. 2022.09.13. [email protected]



근처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금연거리로 지정된다고 했을 때 이제는 숨 좀 제대로 쉬고 살겠구나 했는데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상권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사역 상점가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30대 남성은 “금연거리 지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 넓은 거리에 흡연구역을 한 곳도 만들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흡연공간도 없는데 무조건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시도 간접흡연으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과 흡연공간을 요구하는 흡연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절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하남시 관계자는 “인력이 한정돼 있다 보니 모든 흡연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고, CCTV 단속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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