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제천 사할린동포들의 '설 쇠기'

등록 2017.01.28 09:25: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0년 2월 충북 제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에 온 지 올해 햇수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제천시 강제동 강저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푸른제천 아카데미에서 사할린동포들이 옆자리 동포의 어깨를 주무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7.01.28.  ksw64@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0년 2월 충북 제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에 온 지 올해 햇수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제천시 강제동 강저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푸른제천 아카데미에서 사할린동포들이 옆자리 동포의 어깨를 주무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7.01.28.  [email protected]

양력설엔 함께 모여 음식 해먹으며 정 나눠
 2010년 2월 영주귀국 104명 고국생활 적응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아직도 음력설은 낯설기만 하네요."

 28일 충북 제천시 강제동 강저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는 붉은 닭의 해 정유년 첫날(음력)을 맞았다.

 이곳에는 러시아 사할린동포 104명이 살고 있다. 1945년 해방 전에 태어난 1세대 56명과 이후 출생자인 2세대 48명이다.

 2010년 2월25일 사할린에서는 60가구 121명의 동포가 영주귀국해 제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9명이 별세했고 8명은 자녀가 있는 사할린으로 돌아갔다.

 이들 사할린동포에게 음력설은 특별하지 않다.

 사할린동포회 최경자(73·여) 회장은 "음력설은 고국에 와서 알았다. 부모님도 음력설은 챙기지 않았다"며 "사할린에선 양력설 전날 저녁에 함께 모여 음식을 해먹는 것으로 한 해의 시작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이곳에서의 음력설에 특별한 만남은 없다. 다만 평소대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만나 담소를 나누고 러시아 전통놀이를 하는 것으로 음력설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지난 1일 양력설에는 함께 모여 음식을 해먹으면서 정을 나눴다.

 사할린동포들은 날마다 오후 시간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 2층 사무실에 모인다.

 최 회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너무도 낯설었다. 말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다 보니 외출하는 게 두려웠다"며 "지금도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러 다닌다"고 말했다.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0년 2월 충북 제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에 온 지 올해 햇수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제천시 강제동 강저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푸른제천 아카데미에서 사할린동포들이 옆자리 동포의 어깨를 주무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7.01.28.  ksw64@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0년 2월 충북 제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에 온 지 올해 햇수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제천시 강제동 강저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푸른제천 아카데미에서 사할린동포들이 옆자리 동포의 어깨를 주무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7.01.28.  [email protected]

 사할린동포들이 제천에 온 지는 올해 햇수로 8년째가 된다. 이제는 첫해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다른 사할린동포들을 만나러 인천과 경기 파주·안산 등지로 나들이도 한다.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통하고 길도 몰라 엄두를 못 냈지만 지금은 그곳에 있는 친척이나 지인들을 만나러 곧잘 다녀온다.

 사할린동포들에게 첫해는 힘든 시기였다. 이곳이 비록 고국이지만 60년 이상 살던 러시아를 떠나 너무도 낯선 한국 땅에서 정착하기가 힘들었다.

 최 회장은 "지금도 여름은 너무 더워 힘들다. 한국의 겨울은 러시아의 봄보다도 따뜻해서 여름 날씨에 이곳에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래서 주로 여름에 자녀와 손자·손녀들을 만나러 러시아에 갔다 온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1년에 3개월씩 러시아를 다녀올 수 있는 기한을 다 쓰고 제천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제는 석달을 다 채우지 않고 한 두 달 정도 러시아의 자녀들을 만나러 갔다 온다.

 말도 모르고 길도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90%가량이 러시아로 돌아가려 했지만, 점차 고국생활에 적응하면서 러시아에 갔다 오는 기간이 줄고 있다.이곳 생활이 점차 익숙해진 것이다.

 대한적십자봉사회 제천지구협의회 봉사자들의 따뜻한 배려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의실에서 대한적십자봉사회 제천지구협의회 나눔봉사회가 '행복한 소통-웃음과 유머'를 주제로 한 '찾아가는 푸른제천 아카데미'를 마련해 이곳에 모인 사할린동포들이 웃음꽃을 피웠다. <뉴시스 2016년 11월15일 보도>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