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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매월 23일 자장면 공짜’…옥천 청산 ‘짜장나라’

등록 2018.06.22 13: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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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올해로 13년째 매월 23일마다 지역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공짜로 대접하는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짜장나라' 여동준(50)·장윤미(54) 씨 부부가 22일 잠시 포즈를 취했다.2018.06.22(사진=옥천군 제공) sklee@newsis.com

【옥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올해로 13년째 매월 23일마다 지역 노인들에게 자장면을 공짜로 대접하는 충북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짜장나라' 여동준(50)·장윤미(54) 씨 부부가 22일 잠시 포즈를 취했다.2018.06.22(사진=옥천군 제공) [email protected] 

【옥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 ‘효(孝)짜면’이라 불리는 특별한 자장면이 있다.

 매월 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서 이 지역 사람이 붙인 이름이다. 

 청산·청성에 사는 노인들은 매월 23일 점심 무렵이면 어김없이 청산면 지전리 ‘짜장나라’를 찾아 공짜로 자장면을 먹는다. 

 식당 주인 여동준(50)·장윤미(54) 씨 부부가 지역 노인을 위해 13년째 베풀고 있는 ‘사랑의 효도 잔치’ 덕분이다.

 여 씨 부부의 따뜻한 나눔은 2006년 11월부터 시작했다.

 그만큼 다 알려지고 익숙해져 23일 하루 식당을 찾는 노인만 300명이 넘는다. 

 거동이 불편해 마을 이장이나 부녀회장의 도움을 받아 경로당까지 배달하는 양을 합치면 하루 만들어지는 자장면만 400인분 정도다.

 이들 부부는 이날 만큼은 가게 손님을 받지 않고 오로지 노인들을 위한 대접에만 힘쓴다.

 자장면을 쉽사리 먹기 어려운 2000년도 즈음에 시골 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자장면은 한 달에 딱 한번 먹을 수 있는 특식으로 여겨질 만큼 인기가 높았다.

 추우나 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모여드는 노인들 덕에 오히려 더 힘이 나고 행복이 샘솟는다는 여씨 부부.

 고향도 제각각, 청산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들 부부는 인천 중국집에서 일하다 재료상의 소개로 만나 2003년 청산면에 정착해 ‘짜장나라’를 열었다.

 남편 여 씨는 “하루는 동네 한 할머님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장면을 드시러 오셨는데, 비벼 먹는 방법을 몰라 자장 따로 면 따로 드셨다”라며 “이게 노인들을 위해 자장면을 무료로 대접하게 된 첫 번째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가게를 찾던 노인들이 갑자기 안보여 물어보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참 안타까웠다”라며 “23일이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과 같은 노인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평소에는 못 만나다 한 달에 한번 만나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부부의 가게는 다양한 봉사단체들도 나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화합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노인들을 아빠·엄마라고 부르는 이들 부부는 “10년이 넘은 자장면 대접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우리 부부의 일상”이라며 “혼자 해내라고 하면 못했을 텐데, 도와주시는 주위 분들 덕에 오래 이어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더 맛있게 드시는 노인들을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끝까지 베풀고 싶다”라도 했다. 

 전재수 청산면장은 “하루가 아닌 13년을 한결 같이 봉사하고 실천하는 이들 부부의 봉사정신에 청산면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라며 “많은 분들이 그분의 봉사정신을 본받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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