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지사가 살던 충남도지사 공관 어찌하오리까?
【홍성=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무비서 김지은씨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관에서 검찰이 13일 오후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2018.03.13. [email protected]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은 지난 19일 도청 출입기자들과 기자회견에서 공관 사용 여부에 대해 "언론에서 호화 여부와 활용 방안을 알려주시면 좋겠다"며 "도민과 언론의 뜻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언론이 양 당선인에게 도지사 공관 사용 여부를 묻는 행간의 의미는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중도 하차한 안 전 지사가 사용하던 공관을 그대로 사용하겠느냐"가 핵심이다.
그런데 양 당선인은 언론인들의 질문에 대한 정확한 의도를 파악치 못하고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
공관은 지난 2013년 내포신도시에 충남도청 건립과 함께 도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안 전 지사가 공관을 고집한 이유는 막 조성된 내포신도시 주변에 손님을 접대할 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공관에서 손님을 접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공관의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이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안 전 지사는 공관에서 5년여 동안 살면서 언론인, 도의원, 정치인, 각계 인사 등을 초청해 자주 리셉션을 갖는 등 공관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미 공관이 호화인지 아닌지는 언론인과 정치인 등을 통해 검증됐다. 호화라고 단정짓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다만 주변 녹지공간 등 면적이 매우 넓고 청원경찰, 도우미가 관리해야 하는 등 관리비가 아파트에 비해 매달 수백만원씩 들어가는 정도이다.
언론과 지역민들은 공관에서도 안 전 지사가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해외 출장시 호텔과 차량, 사무실 등에서 성범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점에서 공관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게 중론이다. 안 전 지사 혼자 지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공관을 후임 도지사인 양승조 당선인이 쾌히 쓰겠느냐는 것이 질문의 핵심이다.
충남도는 21일 양 당선인의 뜻에 따라 언론인들을 상대로 공관 오픈 행사를 갖고 호화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하지만 양 당선인이 언론의 뜻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공관 사용 여부에 대해 단호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도민들 역시 안 전 지사가 사용했던 공관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일부 도민들은 양 당선인이 공관 사용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매각 또는 다른 활용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충남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미 공관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양 당선인은 새술을 새부대에 담듯이 아파트 등 다른 주거지를 찾아보고 현재 공관은 복지시설 활용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활용방안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민간에 매각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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