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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혐의로 1심 벌금형→항소심 무죄…이유는?

등록 2023.01.18 10:07:33수정 2023.01.18 1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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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대리기사 가버려 히터 켜려고 운전석으로" 주장

항소심 재판부 "직접 음주운전한 사실 증명 어렵다" 판단

음주운전 혐의로 1심 벌금형→항소심 무죄…이유는?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음주운전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5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8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문보경)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41)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월 6일 오후 11시 5분께 충남 서산시에서 약 6.6㎞ 거리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2%인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교통흐름 방해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발견된 A씨는 당시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한 채 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0년 8월 20일 A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수원지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한 사실이 인정되며 과거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만취 상태에서 호출 없이 번화가 등에서 배회하다 손님을 물색하는 이른바 ‘길거리 대리기사’에게 운전을 맡겼는데 그 대리기사가 자신으로부터 대금을 못 받는다고 판단해 차량을 버리고 갔다고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또 평소 본인이 운전하던 운전석 위치나 차량 잠금 상태 등이 본인이 운전한 것과 달랐고 추운 겨울밤에 본능적으로 운전석으로 이동해 시동을 켜고 히터를 틀고 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검토했을 때 A씨가 시동이 걸린 차량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한 채 술에 취해 자고 있었으며 길거리 대리기사를 불러 운전을 맡겼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문 판사는 “검사는 사건 현장 일대에는 대리운전 수요가 많은 번화가가 아니어서 길거리 대리기사가 활동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활동하지 않는 곳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라며 “대리기사가 피고인 차량 이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피고인 주장대로 대리기사가 차량을 도중에 버리고 가 관련 수사 절차 등을 회피하기 위해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도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대리기사 진술은 간이한 수사보고 형태로 기재된 전화통화 진술로서 고도의 증거가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길거리 대리기사에게 차량 운전을 맡긴 정황이 보이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음주 상태에서 직접 운전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할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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