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당, 광주·전남 설 민심 '동상이몽'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포럼광주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7.01.22. [email protected]
국민의당, 반문 정서-'강철수 기대감' 등 피력
시나리오-변수 난무, 유권자 "혼란" 민심 안개
【광주=뉴시스】배상현 송창헌 기자 = 야권 텃밭인 광주·전남의 설 민심을 놓고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호남 맹주' 국민의당이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동상이몽이다.
최대 화두인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 그리고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문재인 대세론', 박원순 불출마 등에 대해 자당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거나 견제와 비판의 목소리를 민심으로 전했다.
◇여론조사, 문재인 1위 질주
전남일보와 리서치미디어스가 설 연휴 전인 21∼24일 광주·전남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2.5%포인트)에 따르면 야권후보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9.1%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은 20.7%와 10.9%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6.1%),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4.9%) 순이다.
문재인, 안철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간의 3자 가상 대결에서는 나란히 46.5%, 29.3%, 11.7%로 '문의 독주'가 더욱 강해졌다. 반면 응답자 57.8%는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해 3자 이상 다자 대결시 야권 분열과 보수층 결집으로 정권 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원했던 2012년 대선 전 추석 민심과 닮은 꼴이다.
정당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 44.3%, 국민의당 27.8%로 지난해 4월 총선 전과 비교해 보면 양 당의 처지가 180도 뒤바꼈다.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당동 목포동부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2017.01.23. [email protected]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이 51.4%로 과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킬 당시 국민의당 지지율(48%, 갤럽)보다도 높다.
오마이뉴스가 21∼22일 타임리서치에 의뢰, 호남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3.1%포인트)에서도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와 맞대결 시 50.4% 대 39.2%로 11.2%포인트 차이의 우세를 보였다. 지난해 총선 이후 '안풍'(안철수 바람)이 잠잠해진 반면 문 전 대표는 1인 독주체제를 굳힌 모양새다.
◇설 민심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
각종 여론조사와 설 민심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세론을 앞세워 부동의 1위를 강조한 반면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긋는 점,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여전히 깔려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해볼 만한 승부"라고 자평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은 30일 "정권 교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고,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도 총선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문 전 대표가 많이 살아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야권이 정권 교체에 실패할 경우 감당할 수 없겠다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도 "세대별 지지 격차를 보이고 있는 문 전 대표에 대한 과거의 '절대불가론'도 탄핵 정국을 거치며 어느 정도 완충작용이 이뤄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안 전 대표에 대한 기대심리도 아직 꺼지지 않는 불씨"라며 "지역 국회의원 조직력을 총동원해 대선에서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는 민심도 있었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당직자는 "호남 오피니언 리더들이 (문 전 대표 쪽으로) 이미 돌아섰다. 이제는 '문재인이냐, 아니냐'가 주제다. 호남 반문 정서가 완전히 걷혔다고 속단할 순 없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따뜻해진 건 사실"이라고 달라진 민심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23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16~2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전주대비 2.4%p 하락한 19.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최경환 의원은 "유권자들이 정당이든 후보든 한 방향으로 의견을 못 모으고 있다"면서도 "중장년, 노년층에서는 여전히 '문재인은 아니다', '국민의당, 안철수는 왜 (지지율이) 쑥쑥 안 올라 가느냐'고 아쉬움을 표하는 유권자가 많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송기석 의원도 "정권교체 기대감이 높지만 구체적으로 누굴 지지하겠다, 지지후보를 정했다는 분은 많지 않다"며 '문재인 대세론'을 우회적으로 견제했다. 손금주 최고위원도 "문 전 대표에 대해선 '속는 셈 치고 또 믿어야 하나', 안 전 대표에 대해선 '(지지도가) 좀 만 더 올라가면 팍팍 밀어 주겠는데'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광주시의회 심철의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로 지지자가 겹치는 안 전 대표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샤이 안철수' 지지자들이 이제 수면 위로 나타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지역민 "혼란스럽다" 안갯속 민심
지역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 광주·전남 출신 유력후보가 없는데다 특정 후보에 대한 일방적 쏠림 현상도 크지 않아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어지럽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 응답률이 10% 미만인 점에서 '떠다니는 표가 너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 또 두 당의 간판인 문·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1년도 채 안돼 180도 뒤바뀐 가운데 제3지대 연대, 빅텐트, 뉴DJP, 선(先) 자강 후(後) 연대, 일부 후보 불출마, 탄핵 지연 등 가상 시나리오와 변수가 난무하면서 호남 표심이 정처없이 떠돌고 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호남의 민심 향배를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문재인이냐 안철수냐'를 놓고 세대별 온도차도 감지돼 호남이 집단 표심을 보일지, 세대별 다른 표심을 보일지조차 가늠키 어렵다"며 "하지만 분명한 건 호남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당선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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