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통학버스 속 원생 의식불명' 유치원 아직도 운영 중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지난해 폭염 속 '찜통 통학버스'에 유치원생을 방치해 혼수상태에 빠뜨린 사립유치원이 폐쇄명령과 징계를 거부한 채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해 12월31일 광주 광산구 S유치원에 시설 폐쇄명령을 했으나 유치원 측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후 본안 소송이 진행돼 현재 8월10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또 광주시교육청은 유치원 원장과 교사, 주임교사 등 3명에 대해 중징계 요청을 했으나 유치원 측은 징계를 미루고 소송을 제기했다. 교사와 주임교사는 퇴직했다.
규정상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는 임면권자인 사립학교 측이 할 수 있어 '셀프 징계'를 해야 하는 제도적 모순점이 발생하고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유치원에 다니던 A(4)군은 지난해 7월29일 유치원 인근에 주차된 통학버스 안에서 탑승한 지 8시간 만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나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당시 등원 버스에 탑승했던 A군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찜통더위 속 버스에 8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하원 준비를 위해 차량을 둘러보던 버스기사에 의해 발견됐다.
A군의 어머니는 의식이 전혀 없는 아이의 간병을 위해 생업을 뒤로 하고 1년째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애교 많고 기쁨을 안겨 주던 아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말 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 무엇보다 힘들다"며 "지금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 아빠 한 번 불러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1년여 만인 이날 광주지역 사립, 국·공립 유치원연합회는 찜통 통학버스 사고로 1년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A군 부모에게 성금 400만원을 전달했다.
유치원연합회는 이날 성금과 함께 유치원생들이 쓴 사랑의 편지도 전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통학버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통학버스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지난 1월 예산을 배부해 통학버스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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