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전 대법관, 고향 판사 꿈 '잡음'
'시골판사' 자처해 10일 여수법원 첫 출근
쌍용차 해고노조 등 '판결 항의'에도 침묵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박보영 전 대법관이 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 첫 출근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항의 집회 등을 피해 경호원인력의 보호를 받으며 법원 입구로 향하고 있다. 2018.09.10. [email protected]
하지만 박 판사는 기다리고 있던 민주노총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와 항의를 뒤로하고 도망치듯 법원 집무실로 향해 고향 판사의 꿈은 첫 출근길 부터 얼룩졌다.
박보영 전 대법관은 공무원 출근 시간을 넘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여수시법원에 도착했다.
박 전 대법관은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법원 경호 인력의 보호를 받으며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 앞 해고 노동자들은 확성기와 구호를 외쳤으며, 법원앞마당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은 경호 인력 간 심한 몸싸움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법관이 잠시 중심을 잃기도 했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앞서 박 전 대법관의 여수시법원 첫 출근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 8시부터 쌍용차 해고 노동자 40여 명은 법원 앞에서 집회를 갖고 박 전 대법관의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파기환송 등 사과를 요구했으며, 양승태 대법원장과 재판거래 의혹 등을 제기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박 판사가 지난 과오가 있음을 추궁하러 온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 왔다"면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를 만나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인생 2막을 시골 판사로 법의 혜택을 보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살겠다면 지겨운 전관 예우를 끊고 꽃길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박보영 전 대법관이 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 첫 출근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항의 집회 등을 피해 경호원인력의 보호를 받으며 법원 입구로 향하고 있다. 2018.09.10. [email protected]
박보영 전 대법관은 해고 노동자의 면담 요청 및 언론 인터뷰를 거절하고 출근 수 시간 만에 법원 직원을 통해 간략한 메시지만 전달했다.
박 전 대법관은 "고향 쪽에서 근무하게 돼 기쁘다. 초심 잃지 않고 1심 법관으로서 소임 다하겠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노 모(당시 41세) 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박보영 전 대법관이 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 첫 출근하는 과정에서 오전 8시께 민주노총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이 여수시법원앞에서 박보영 전 대법관의 판결 등에 대해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박 판사는 오전 9시30분께 관용차를 타고 출근해 곧바로 법원 2층 집무실로 향했다. 2018.09.10. [email protected]
박 전 대법관은 지난 1월 6년의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 후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고 사법연수원과 한양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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