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성인물사 발간…근세 10인 조명
주희춘 강진일보 대표가 집필, 강진인물시리즈 완성
[강진=뉴시스] 강진여성인물사 책발간
[강진=뉴시스] 배상현 기자 = 전남 강진군의 여성사를 조명한 ‘강진여성인물사(주희춘 저)’가 책으로 발간됐다.
강진군은 조선시대 사의재 주모에서부터 근세 들어 활동한 인간문화재 함동정월 등 강진 출신 여성 10인의 삶을 강진문화원과 함께 책으로 펴냈다고 8일 밝혔다.
강진여성인물사는 사의재 주모, 양노린 수녀, 박영옥 열사, 김감순 선생, 김영례 선생, 오승례 선생, 조덕희 선생, 신순덕 선생, 이물 선생, 함동정월 선생 등 10명의 삶을 담고 있다. 모두 고인이 된 사람들이다.
사의재 주모는 1801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에 유배왔을 때 방을 내준 강진읍의 주모로 다산 선생이 그녀의 기록을 남겨 지금도 전해 온다. 사의재 주모는 다산 선생에게 “남녀는 왜 불평등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대학자를 놀라게 했다.
양노린 수녀는 34살 때 미국에서 건너와 41년 동안 강진 성요셉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가르쳤던 선생님이었다.
박영옥 열사는 1919년 4월 4일 강진만세운동에 참여해 체포된 후 재판을 받았던 여성이다. 추궁하는 판사에게 “조국 잃은 내가 조국을 찾겠다는데 무슨 죄냐”고 항변해 그녀에 대한 당당한 기록이 지금도 전해온다.
김감순 선생은 김창식 전 전남지사의 어머니로 항식, 창식, 용식 삼형제가 모두 국가고시에 합격해 모범 공무원으로 성장했다.
김영례 선생은 해방 후 강진의 여성운동을 주도한 신여성이었다. 전북 익산 출신이지만 23세에 강진으로 시집와 농촌에서 생소했던 여성운동을 뿌리내리게 했다.
기업을 일으키는데 보이지 않은 곳에서 큰 역할을 한 강진출신 대기업 회장 부인들도 다뤘다. 오승례 여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반도체를 생산했던 아남그룹(현 엠코코리아) 창업자 김향수 회장의 부인이고, 조덕희 여사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부인이다. 김향수 회장과 김재철 회장도 고향이 강진이다.
신순덕 선생과 이물 선생은 상인들이었다. 신순덕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병영과 만주를 오가며 장사를 했던 병영상인이고, 이물 선생은 강진과 강진 주변의 오일시장을 주름잡았던 보부상이었다. 강진의 상업과 상인 역사를 보여주는 여성들이다.
함동정월 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병창 및 산조 예능보유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예술인이다.
이승옥 군수는 “전근대적 시대에는 현모양처가 여성의 미덕이라 믿었지만 오늘날에는 불합리한 여건 속에서도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으로 헤쳐나가는 당당한 여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양성평등이 강조되는 시대에 강진여성인물사를 정리한 것은 강진의 역사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작업이자 앞으로 강진군이 여성정책에 보다 더 힘쓰겠다는 다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책을 집필한 주희춘 씨(강진일보 대표)는 강진인물사1, 2, 3,권을 펴낸데 이어 이번에 강진여성인물사를 펴냄으로서 근현대에 활동한 강진출신 인사 31명을 조명하는 큰 작업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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