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함께 산 사실혼 배우자 살해혐의 70대 구속 기소
경찰의 단순 상해죄 송치사건을 검찰이 재수사 '살인죄' 적용
순천지청, 신체 방어흔·목졸림 질식 등 정황보고 범죄재구성
[순천=뉴시스] 김석훈 기자 = 경찰이 단순 배우자 상해죄로 70대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재수사를 거치면서 살인죄 혐의가 적용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최선경)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70대를 살인죄로 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전남 고흥군 소재 주거지에서 A(70)씨가 32년간 함께 살아온 사실혼 배우자 B(66)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검찰은 A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나 B씨의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졸라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판단했다.
사건을 수사한 고흥경찰서는 변사사건 신고 접수 후 부검 등을 실시했으며 상해로 입건해 A 씨 주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 1일 A씨를 상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송치했으며 검찰이 법의학 감정 및 통합 심리분석, 참고인 조사 등 보완 수사해 최종 살인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송치 당시 사망에 대한 언급이 없고 목 골절에 따른 상해죄를 적용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폭행에 의해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어려워 상해치사죄 아닌 단순 상해죄로 송치한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의학 감정으로 B씨의 사인이 '타인에 의한 목 졸림'임을 확인하고, 임상 심리평가, 뇌파 분석 등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살인을 부인하는 A씨의 진술이 믿기 어려운 것임을 밝혔다.
또 금융계좌와 과거 사건기록을 분석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 갈등 관계도 확인하면서 살인 정황을 추적해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단순 상해죄로 불구속 송치한 사건이나 신체 방어흔 발견, 목 졸림에 의한 질식 등 추단 정황 등에 따라 재수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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