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헬기 추락사고 유족·동료 침통…"사고가 꿈이길"(종합)
항공대 동료 "실종된 차 경장 빨리 우리 품으로 돌아오길"
유족 "큰 아들 내년 결혼 계획, 사고가 꿈이었으면 좋겠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 S-92 해상 추락 사고 지점. (자료=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같은 항공대 동료인 정모 경감은 8일 부산 동구 남해해경청에서 "동료를 지키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실종된 정비사 차 경장이 빨리 우리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소식 이후 우리도 정신을 놓을 뻔 했지만, 서로를 다독여 가면서 업무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고로 숨진 전탐사 황현준(27) 경장의 아버지(58)는 "오전 3시 항공단에 전화가 와서 사고가 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황씨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온 가족과 함께 준비해서 이 곳에 왔다. 큰 아들 사망 소식을 접한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아들과 4~5년 사귄 여자친구와 내년쯤 결혼을 시킬 게획이었다"면서 "아들의 여자친구도 가족과 함께 빈소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중상을 입은 'S-92'의 기장 최모(46) 경감과 사망한 부기장 정두환(50) 경위는 각각 3155시간, 3238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헬기 조종사였다.
최 기장의 경우 사고 헬기의 비행시간도 379시간을 기록, 교관 자격을 갖고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헬기 조종사의 경우 비행시간이 200시간을 넘기면 교관 자격이 주어진다.
정 경위의 경우 흰수리 기종의 교관 조종사이자 사고 헬기인 'S-92'의 부기장으로 활약했다.
이들은 평소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 자기관리도 철저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망자 황 경장은 해군 부사관으로 5년 동안 전탐사로 근무한 뒤 2019년 6월 해경에 특채로 입문해 인천과 부산 항공대에서 근무했다. 그는 항공대 내에서 본연의 업무 외에도 막내 역할을 맡았다고 동료는 전했다.
실종된 차 경장은 정비 기술자로 최고의 능력을 가진 인원으로, 어두워질 때까지 쉬는 모습이 없이 항공정비에 몰두하는 동료라고 정 경감은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1시32분께 제주 남서쪽 약 370㎞ 해상에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 'S-92'가 추락했다.
이 헬기는 대만 서쪽 약 18해리 해상에서 예인선 '교토 1호'가 조난 당했다는 통보를 받고 수색·구조를 위해 급파된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특수구조단 6명과 장비를 이송했다.
이후 주유를 위해 제주공항으로 이동하려던 헬기는 3012함에서 이륙한 지 30~40초 만에 해상으로 추락했고, 탑승자 4명 중 부기장과 전탐사 등 2명이 숨지고, 정비사 차모(42) 경장이 실종됐다. 기장은 중상을 입고 제주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남해해경청은 숨진 정 경위와 황 경장을 부산으로 이송, 시민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해경은 실종된 차 경장을 찾는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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