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김해공항 칼부림 예고, 일상 스며든 공포[르포]
7일 오전 인터넷에 김해공항 테러 예고 글
경찰특공대·형사·소방 인력배치, 보안강화
시민 "평소와 달리 음악 듣지 않고 걷는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 입구 앞에 부산경찰청 특공대 차량이 배치돼 있다. 2023.08.07.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7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은 휴가철을 맞이한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여행길이지만 분위기는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캐리어와 짐을 잔뜩 끌고 분주히 움직이는 여행객들 사이로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 전날 부산 최대 번화가인 부산진구 서면에 배치된 경찰특공대는 이날 김해공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과 소방 차량 5~6대가 현장에 배치돼 있고, 경찰은 2인1조로 각층을 순찰하고 있다. 3층의 경찰관은 2층 라운지를 지나는 여행객들을 유심히 살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0시18분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 '내일 부산 김해공항 폭탄 테러할 거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폭탄 터뜨리고 흉기를 들고 가서 다 죽일거임'이라는 내용이 담겼고,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부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김해공항에 경찰특공대와 김해공항 경찰대, 형사 등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이날 공항에서 큰소리가 들리거나 경찰이 누군가와 대화하면 곧바로 시민들의 눈길이 쏠렸다. 여행객 김모(60대·여)씨는 "오늘 오전 기사를 보고 공항에 도착하니 주위를 더 많이 둘러보게 됐다"면서 "여행을 다녀오면 호신용품을 구입해 가족들에게 나눠 줘야겠다"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진구 서면역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2023.08.06.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살인 예고 글이 잇달아 게시된 부산도시철도 1·2호선 서면 지하도상가에도 많은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었다.
서면을 지나던 대학생 정모(20대)씨는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부산에서도 범죄 예고 글이 올라와 번화가를 가기 두렵다"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평소와 달리 노래를 듣지 않고 걷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경찰청은 시민들의 일상에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스며들자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 내 범죄 발생 우려 지역 198곳을 선정해 경찰기동대와 특공대, 지역 경찰, 관광경찰대, 지하철경찰대, 형사, 협력단체, 지자체 등 인원 800여명을 배치했다.
또 지난 5일 인터넷 채팅방에 '내일 오후 5시에 사직구장서 칼부림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 A군을 이날 붙잡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4, 5일 인터넷사이트에 '부산 재송역 주변과 센텀 쪽 일반인·경찰관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B(10대)군과 '서면 칼부림할 예정. 내가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해군 C(20대)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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