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 낙서보다 못한 HUG 보증서"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들
주택도시보증공사 앞에서
사장 규탄 대회 열어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21일 오전 부산 남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사 앞에서 전세사기 부산지역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HUG 유병태 사장을 규탄하고 있다. 2024.02.2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서민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관이 책임져야 할 상황에선 누구보다 빨리 발을 빼버렸습니다. 이처럼 허그의 보증서가 3살 아이 낙서보다 못한 것을 알았다면 절대 전세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대책위와 전세사기 부산지역 피해자 대책위는 21일 오전 부산 남구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앞에서 HUG 유병태 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임대인의 허위 서류에 속은 HUG가 뒤늦게 보증보험을 취소하면서 전세사기 피해를 본 10여 명이 비바람 속에서도 모여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자 A씨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 주관하는 보험이니 당연히 믿고 전재산을 맡겼다"며 "일이 터진 뒤에야 허그가 오로지 임대인이 낸 서류만 가지고 진위여부도 따지지 않은 채 보증서를 졸속 발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허그는 뒤늦게 허위계약임을 인지하고 전 세대에 대해 보증을 취소했다. 허그가 질 모든 책임을 선량한 임차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했다"며 "허그 보증서가 이처럼 3살 아이 낙서보다 못한 것을 알았다면 절대 이 집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한목소리로 "나라에서 공인해 준 중개사를 통해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공기업인 허그가 발행해 준 보증서를 확인한 뒤 건물에 들어왔지만,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유 사장과 전세사기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열고, 피해 구제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HUG에 요구했다.
대책위는 "HUG 유병태 사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보증 취소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에 '도와줄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대응이 없다"면서 "지난달 16일 부산시민사회대책위가 요구한 HUG 보험 해지 관련 간담회 요청에도 유 사장은 담당 부서의 팀장을 보내겠다며 피해자들과의 만남을 거절하고,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21일부터 유 사장과 피해자들의 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1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HUG 관계자는 "피해 구제책으로 전세사기 피해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와의 면담과 관련해서는 "절차상 먼저 실무자들이 피해자와 함께 간담회를 가진 뒤 해당 내용을 가지고 (사장님과의 면담) 진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팀장이 면담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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