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서 3~4세기 비화가야 목곽·석곽묘 첫 확인
【창녕=뉴시스】안지율 기자 = 경남 창녕군 이방면 초곡리 유적에서 3~4세기 대 비화가야 목곽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목각묘 출토유물. 2017.12.28. (사진=창녕군 제공) [email protected]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한국문화재재단에서 발굴 조사한 유적(710㎡)으로 농·어업시설에 대한 소규모 발굴조사 국비 지원 사업으로 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유적의 위치는 초곡리 소장미마을 고분군 분포범위 한가운데에 있으며 이 고분군에서는 처음 발굴 조사됐다. 확인된 무덤은 3~4세기대 목곽묘 10기와 6세기대 석곽묘 14기다.
목곽묘(木槨墓)는 무덤 구덩이에 나무곽을 짜 넣고, 그 안에 다시 시신을 담은 관이나 토기 등의 부장품을 안치하는 무덤으로 목곽묘 간의 중복 조성과 다음 시기의 무덤인 석곽묘가 그 위에 조성되면서 많이 파괴된 상태로 확인됐다.
규모는 길이 3~4m에 너비 0.9~1.8m 정도로 내부에서 철모(鐵矛, 쇠로 만든 창)와 철촉(鐵鏃, 쇠로 만든 화살촉) 등의 철제 무기류와 단경호(短頸壺), 양이 부호(兩耳附壺) 등의 토기류가 남아있었다.
이는 이 지역 비화가야(非火加耶)의 이른 시기 무덤과 유물양상이라는 것을 처음 알 수 있었다.
【창녕=뉴시스】안지율 기자 = 경남 창녕군 이방면 초곡리 유적에서 3~4세기 대 비화가야 목곽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목각묘 2호 전경. 2017.12.28. (사진=창녕군 제공) [email protected]
내부에는 유개고배(有蓋高杯, 뚜껑이 있는 굽이 높은 접시) 등의 토기류와 이식(耳飾, 금이나 은으로 만든 귀걸이) 등 여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석곽묘 4호는 집게와 대·소망치, 모루 2개 등 단야구(鍛冶具, 철기의 제작에 있어 단조 가공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각종의 도구)세트가 출토됐다.
단야구는 기존 창녕 계성 고분군(경남도 기념물 제3호)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구성을 갖춰 출토된 예는 창녕에서 처음이다.
특히 '역 L'자형 모루는 출토 예가 드문데 일본 나라현에서 확인된 것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면밀한 비교검토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창녕=뉴시스】안지율 기자 = 경남 창녕군 이방면 초곡리 유적에서 3~4세기 대 비화가야 목곽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최근 항공 촬영한 유적지 전경. 2017.12.28. (사진=창녕군 제공) [email protected]
한편 창녕지역에서는 대지면 석리 일원에서 수습된 두형토기(豆形土器)를 통해 비화가야 이전의 고대 정치체에 대한 가능성만 제기되었을 뿐 이를 입증해줄 자료가 빈약한 편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목곽묘는 창녕이 진한 12국의 하나인 불사국에서 비화가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실마리가 돼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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