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총장·교수회, '진주 e스포츠 경기장 유치' 갈등
교수회 "교수대의원회·대학평의회 심의 무시한 채 사용 허가"
권순기 총장 "교수와 학생 다수 찬성, 학습권 침해 해소할 것"
[진주=뉴시스]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내 100주년 기념관.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학교가 칠암캠퍼스 100주년 기념관내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사용허가를 놓고 총장과 교수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경상국립대 교수회에 따르면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을 진주시에서 추진하는 e스포츠 상설 경기장으로 임대· 허가하는 문제로 대학내 구성원간 충돌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진주시가 경남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함께 총 178억원 규모의 상설경기장을 가좌동 일원에 신축하는 것이었다.
이번 사업의 위탁사업자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해 12월 설계 공모를 통해 서울 소재 대형 공연장 설계 전문 건축사무소인 사람과 건축문화연구소를 설계 용역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예상을 초과하는 건축비 문제 등으로 신축에서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을 장기 임대해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추진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8월19일 경상국립대 교수회는 부족한 대학 시설을 활용하기보다는 진주시의 당초 계획대로 새로운 건물을 신축할 것을 촉구하는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설치에 대한 입장’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교수회는 지난 9월21일 고등교육법에 의해 교수, 학생, 직원 대표로 구성된 대학 최고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를 개최해 해당 안건을 심의하고 부결로 의결했다.
그러나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는 대학평의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하고 진주시와 함께 해당 사업에 대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심사를 진행했다. 그 후 10월12일 해당 안건에 대한 대학평의원회의 재심의가 진행됐고, 최종 결과는 부결로 결정됐다.
그러나 권 총장은 최고 심의기구의 의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진주시에 100주년 기념관을 임대하는 것을 허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경남도·진주시·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e스포츠 경기장 사용 허가에 관한 확약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발표했다.
이에 경상국립대 교수회는 총장의 이 같은 행동을 고등교육법과 학칙을 위반한 대학 민주주의 파괴행위로 규정하고 그 부당함을 알리는 성명서를 지난 25일 발표했다.
또한 100주년 기념관이 위치한 옛 경남과기대 칠암캠퍼스 교수회는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무시한 총장의 행위는 대학 통합 정신의 위반이며, 칠암캠퍼스의 역사와 자존심을 짓밟는 폭거로 규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진주=뉴시스]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내에 e-스포츠 경기장 사용허가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교수회는 "학칙이 정한 대학 최고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의 심의결과를 무시한 것으로 총장은 학칙에서 정한 의사결정 과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비민주적 폭거를 저질렀다"며 "총장의 이 같은 비민주적 형태에 대해 책임을 묻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진주시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인가 및 설계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밝힌 바대로 신진주 역세권내 e스포츠 경기장을 신축하면 해결될 일을 왜 대학에 부담을 넘겨 학내 갈등을 고조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학무회의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총장에게 주어진 권한에 따라 100주년 기념관 일부 공간을 e-스포츠 경기장 사용허가에 관한 확약서를 체결했다"며 "특히 설문조사에서 교수의 과반수, 직원과 대학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 절대다수가 찬성했고 대학평의원의 재적위원 과반수가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견수렴과정에서 제기됐던 100주년 기념관의 정신 훼손이나 학습권 침해, 컨벤션센터의 기능상실 등 우려되는 사안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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