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60주년 의정부] <상> '태조 이성계' 역사 품은 의정부시
왕자의 난으로 함흥 간 이성계 환궁하며 머물러
조선시대 최고 의결기관 '의정부'에서 지명 유래
김동근 시장 "경기북부 이끌 잠재력 충분한 도시"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에 설치된 태조 이성계 동상. (사진=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수원시에 이어 경기도 내 두 번째로 지난 1963년 양주군 의정부읍에서 시로 승격한 지자체다.
시 승격 뒤 60년의 세월 동안 의정부시는 경기도 북부청을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북부청, 의정부지법과 의정부지검 등이 위치한 경기북부 행정 중심 도시로 성장했고 지난 2015년에는 경기북부 인구 354만 명의 치안을 책임지는 전국 3위 규모의 경기북부경찰청까지 설치됐다.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을 비롯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구리~포천 고속도로 등 교통의 발달과 미군반환공여지로 인한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의정부시의 오래된 역사에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으로 인해 조선시대 최고 의결기관 명칭을 도시의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지명 유래도 전해진다.
조선시대 두 왕을 품고 나라의 가장 중요한 의결기관 명칭을 얻게 된 의정부시의 중심 지역에는 태조 이성계 동상이 세워져 위엄을 보여준다.
뉴시스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으로 시작된 의정부시 지명의 역사와 의미, 앞으로 새롭게 구상될 '내삶을 바꾸는 의정부'에 대한 미래를 전망해 본다.<편집자 주>
"아빠, 태조 이성계 동상은 여기 왜 있는 건가요?"
"조선시대 최고 의결 기관인 의정부와 내가 살고 있는 의정부 명칭이 같은 이유가 무엇이죠?"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광장에는 말에 올라타 활시위를 당기는 태조 이성계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 동상은 1발의 화살로 5마리의 까마귀를 맞췄다는 얘기가 전해질 만큼 뛰어난 활 솜씨를 지녔던 태조 이성계의 용맹함과 기개를 표현해 역동적인 의정부를 설명한다.
의정부시의 중심부에 서있는 이성계 동상은 시민들을 비롯해 의정부를 찾는 이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이성계와 의정부시의 역사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의정부시를 찾는 이들을 비롯해 시민들에게 많이 그리고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시가 지난 10월 개최한 '회룡문화제'에서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만남을 주제로 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사진=의정부시 제공)
30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의정부시사편찬위원회는 지난 2012년부터 의정부시의 역사를 담은 '의정부시사'를 편찬해 역사와 문화, 산업 등 과거사부터 현재의 의정부에 대한 모습까지 모든 내용을 정리했다.
특히 '의정부시사'에서 설명하는 의정부 지명 유래가 가장 관심을 끈다.
의정부 지명 유래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태종 이방원이 자신의 형제인 이방번과 이방석을 살해하고 소란을 일으키자 불충불의한 자와 함께 살 수 없다며 함흥으로 가게된다.
이후 태종은 사자를 보내 용서를 빌었지만 태조는 사자를 감금, 살해하고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 때부터 '함흥차사'라는 말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조선왕조 건국에 기여한 도승 무학대사가 등장하는데 무학대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태조는 1402년 12월 지금의 의정부까지 돌아오게 됐고 이곳에서 태종을 만났다.
하지만 태조는 이후에도 한양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금의 의정부에 장기간 머물렀다.
의정부 3정승을 포함한 각 대신들은 자주 태조를 찾아와 정무를 의논하고 태조의 결제를 받으면서 지금의 의정부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고 한다.
특히 태조가 함흥에서 한양으로 환궁을 하다가 머문 자리는 지금의 의정부시 호원동 '전좌마을'이다.
전좌마을에서 조정 대신들이 태상왕 이성계와 함께 국사를 논의 결정하면서 조선시대 최고 기관인 의정부의 관청 명칭이 지명이 됐다고 의정부시사는 설명하고 있다.
전좌마을 인근에는 현재 수도권 1호선 전철역인 회룡역이 있다. '회룡'은 "용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용은 태조 이성계를 말한다.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 (사진=의정부시 제공)
태조는 조선을 건국하기 전 무학대사와 함께 의정부에 있는 한 사찰에서 3년간 수도했고 무학대사를 평생의 스승으로 여겼다.
혈연만큼 가까웠던 두 인물은 이방원이 벌인 왕자의 난으로 태조가 함흥으로 갔을때 무학대사가 태조의 마음을 돌려 지금의 의정부에 태조가 머물게 돼 ‘용이 돌아온 절’이라는 의미의 '회룡사'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회룡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로 인해 법성사로 불리다 이성계의 영향으로 결국 이름이 바뀌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만큼 회룡사에는 조선 전기의 석조와 오층석탑, 대웅전에 걸린 조선 후기의 신중도(神衆圖) 등의 유물을 지니고 있다.
의정부시의 이같은 지명 유래는 지역 대표 축제인 '회룡문화제'에도 그대로 표현된다.
'회룡문화제'에서는 태조와 태종의 상봉을 바탕으로 한 역사를 퍼레이드 방식 등으로 연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의정부시립무용단의 정기 공연에서 '태조 이성계가 의정부에서 키워낸 이 땅에 희망의 씨앗은 조선의 꿈 위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찬란하게 빛난다'는 내용의 창작무용극이 선보였다.
의정부시는 두 왕의 일대기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의정부에 대한 역사 가치를 도시에 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의정부는 조선시대에 행정관청을 가리키는 말로 나라의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최고의 의결기관이었다"며 "태조와 태종 두 분 왕의 역사가 담긴 만큼 의정부시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역사와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의정부는 경기북부를 이끌어갈 잠재력이 있는 도시로 그런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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