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4차산업혁명 격전지 의료시장 공략 강화

【서울=뉴시스】'왓슨 포 온콜로지' 활용 모습(사진 제공=가천대 길병원)

대형병원들,AI IoT 등 적극 도입하며 지능형병원·디지털병원화 나서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IT업계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주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의료시장에 대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계가 지능형병원·디지털병원을 지향하며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병원들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의료 서비스의 구축 시점을 2020년으로 잡고 본격적인 미래형 의료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IT업계는 의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AI 진료 개막···대형병원, 왓슨 도입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이용한 진료를 최초로 선보이면서 국내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AI 의료진단 서비스 '왓슨'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왓슨은 의사가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최신 의료정보와 문헌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의사가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왓슨'을 잇따라 도입했다. 특히 부산대 병원은 암과 종양의 유전자 변이를 추적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왓슨 포 지노믹스'를 도입한 첫 사례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은 올초 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의료 사업단'을 발족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AI를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의 '3세대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HI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2020년을 목표로 디지털병원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VR, 심리치료부터 의료진 교육까지

 최근에는 가상현실(VR)이 헬스케어와 융합해 환자 치료 뿐 아니라 의사 교육 등 다양한 의료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임상실습이나 치료를 실제에 가깝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VR을 의료환경에 적용하는 병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 인성재활 시스템'을 이용해 정신분열증, 고소공포증, 강박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가상현실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VR 치료는 정신분열증의 대표적 증상인 환청과 환각 증상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여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손쉬운 치료가 가능해졌다.

【서울=뉴시스】분당서울대병원의 '가상현실 교육시스템'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인체 내장기관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고 이를 의료기기를 통해 실제 수술을 하는 것처럼 훈련하는 시뮬레이터 교육도 증가하는 추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15년부터 '가상현실 교육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신규 의료진과 의과대학생 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다. 외과 교수가 집도한 고난도 대장암 수술을 VR 교육 콘텐츠로 제작해 직접 수술에 참여하는 전공의, 간호사, 의과대학생 교육에 시범 적용했다.      

 ◇의료와 3D프린팅 기술의 만남, 신체조직 재현

 의료 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은 핏줄, 장기 등 신체조직을 재현하거나 신체 부위를 로봇으로 대체해 사용하는 영화 속 모습을 현실로 구체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인간유래 세포와 천연 고분자 물질로 만들어진 바이오 잉크가 세포 프린터를 통해 피부, 혈관, 연골 등의 장기로 출력되는 3D 세포 프린팅 기술이 미래 의학기술로 손꼽힌다.

 지난해 중앙대병원이 환자의 두개골 뼈를 제거한 후,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뼈와 뇌내의 공간에 꼭 맞는 인공 뼈를 만들어 채워 넣는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연구소 전욱 교수팀이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간 블록(Hepatic block Scaffolds)'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3D프린팅 모형으로 뼈, 연골 등을 대체하는 맞춤 치료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의료용 3D 프린터' 보고서에서 앞으로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인공 간과 신장, 심장, 몸 안의 장기 등 바이오 장기를 출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콘과 IoT의 융합, 스마트 의료 환경 도래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의료계에서는 비콘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진료 안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엠케어' (사진 제공=데이타뱅크시스템즈)

 '비콘'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특정 공간 내의 스마트 기기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치다. 저전력으로 최장 70m까지 교신할 수 있고 10㎝단위의 세밀한 구별도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데이타뱅크시스템즈의 '엠케어'는 긴 대기시간, 번거로운 이용절차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큰 기존의 진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IoT 기반의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국내 병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엠케어의 핵심은 비콘을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와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로, 이용자의 동선과 프로세스를 자동으로 인지해 진료 예약부터 진료비 수납까지 모든 과정을 맞춤형 메시지로 안내한다.
 
 현재 한양대병원, 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6개 종합병원급에서 엠케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도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데이타뱅크시스템즈 관계자는 "향후 비콘을 활용해 실내 환자의 이동을 분석하고, 감염병 발생 시 환자 통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한 의료환경 구축을 위해 비콘의 활용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