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코스트코는 마트업계 '공공의적?'···롯데가 '가격전쟁' 선포한 까닭은
코스트코 양평점, 내년 5월 임대차 계약 연장 불발 가능성 고려한 듯
후발 주자·인터넷 쇼핑 탓 코스트코 15년 만에 첫 영업이익 감소 등
국내 유통업계들도 "이젠 정면승부 해볼만" 판단 선 듯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이 코스트코 양평점 대비 최저가 정책을 실시하며 '가격 전쟁'을 선포하면서 토종 할인점과 코스트코 간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 일반 할인점인 대형마트는 업태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를 하지는 않지만 서울양평점의 경우는 다소 결이 다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27일 서울 영등포 양평에서 문을 연 롯데마트 양평점은 태생부터 할인점계 공룡 '코스크코'와의 정면승부를 염두에 뒀다. 롯데마트 양평점은 코스트코 양평점과 불과 120m 거리에 있으며, 매장면적은 1만3775㎡(약4167평)로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까지 대형마트 업계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롯데마트 측의 가격전쟁 배경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도권 격전지에서부터 코스트코와의 경쟁을 시작해 나갈 첫 포문을 연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양평점 매출이 인근 코스트코 때문에 부진을 면치 못해 실시하는 한시적 '출혈경쟁'이라는 시각도 혼재한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과거 월마트, 까르푸 등의 완전 철수로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현재 양재, 양평, 상봉, 일산, 대전, 대구, 부산, 울산, 의정부, 천안, 광명 등지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초 송도점 오픈으로 점포수가 13개로 증가했다. 내년 3월에는 세종시 세종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인근 3만3000㎡ 부지에 점포를 개장할 예정이다.
특히 코스트코 양재점은 전세계 700여개 매장 중 매출 1위를 수년째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 양재점의 년간 매출은 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평점의 경우도 2400억원 수준으로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 전국 점포 중 매출 1위인 서울 은평점과 맞먹고, 이마트 전체 점포 평균 연매출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일견 무모해 보이기도 한 롯데마트 양평점의 공격적 행보 배경엔 코스트코 양평점이 오는 2018년 5월 임대 기간이 종료돼 매장을 접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분은 96.7%를 본사인 코스트코홀세일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3%의 지분은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마트는 코스트코와 양평, 대구, 대전 점포 임대차 계약을 맺고 매장 부지를 임대해 주고 있다. 이마트는 2018년 5월 임차기간이 종료되는 양평, 대구, 대전 매장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트코는 최근 회계년도에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스트코의 2015회계년도(2015년9월1일~2016년 8월3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3조5003억원으로 전년보다 9.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598억원으로 8.5%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1413억원에서 1156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인터넷 모바일 쇼핑의 증가 및 이마트트레이더스, 빅마켓 등 후발 토종 창고형할인점의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트코가 매출 1조를 돌파하는는데 까지 10년의 기간이 걸렸지만,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출범 6년만에 매출 1조클럽에 가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굳이 코스트코처럼 연회비를 내지 않으면서 가격, 품질 경쟁력을 갖춘 토종 창고형 할인점들이 들어서고 있고, 또 일반 대형마트에서도 유사한 품목들을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코스트코의 PB상품 커클랜드 못지 않은 PB상품들을 내놓으며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코스트코로 쇼핑을 갈 이유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업체들도 과거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느껴지던 코스트코와도 점차 제대로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든 것처럼 보인다"면서 "대형마트들의 점포 개선, 창고형 할인점 후발주자들의 시세 확장, 유통산업 규제 등과 맞물린 코스트코와 토종 유통업체 간의 경쟁구도를 관심있게 지켜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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