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2위 시장 떠오른 인도서 샤오미 추격에 고심
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인도 시장에서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0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인도 시장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8%나 성장하는 등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전체 성장률이 2~3%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는 중국에 이어 떠오르는 '약속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에 불과하다. 13억 인구를 지닌 만큼 규모 면에서도 미국(3억2000만명)을 월등히 뛰어넘는데다 중국과 견줄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한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1300만대로 인도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연평균 50% 가까이 몸집을 키워온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6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를 달렸지만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다. 반면 인도는 올해에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까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인도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고량은 2억대가 채 되지 않았다. 비슷한 인구에 스마트폰 출고량이 5억대가 넘는 중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1억910만대로 집계된 가운데 올해는 1억70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밑돌고 있어서 성장잠재력이 높다.
스마트폰은 피처폰에 비해 단가도 높다. 지난해 1분기에 인도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평균 단가(ASP)는 131달러였지만 올 1분기에는 155달러로 상승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가 인도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다만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중국만큼 성장하려면 복잡한 유통망과 소매 관련 법규, 열악한 인터넷 기반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인도 시장에서 꾸준히 왕좌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샤오미의 돌풍이 거세다. 불과 2년 전 인도에 진출한 샤오미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이미 2위에 오를 만큼 저번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홍미노트4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지난 2분기에 7.2%의 점유율로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한 바 있다. 당시 홍미4는 2위(4.5%), 삼성 갤럭시 J2는 3위(4.3%), 오포 A37은 4위(3.5%), 갤럭시 J7은 5위(3.3%)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2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해도 6.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친 샤오미는 올 1분기에는 14.2%, 2분기에는 15.5%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4.8%로 1위였다. 인도서 팔리는 스마트폰 4개 중 1개는 삼성제품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삼성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샤오미는 급격한 성장세를 거듭하며 왕좌를 노리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역외 광고시설 등을 지원하는 협력 계약을 소매 업체들과 체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샤오미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월부터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공급받고 있는 소매 유통점 200여곳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우호적인 매장에는 브랜딩 비용을 지원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는 1000개가 넘는 소매 협력업체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은 체제 굳히기를 위해 현지에 대규모 투자도 들어간 상태다. 삼성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 지역 12만㎡ 용지에 운영 중인 공장을 24만㎡로 확장해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릴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총 400억 루피(약 7000억원)다.
노이다 공장의 휴대전화 생산능력은 현재 월 500만대로, 증설이 완료되면 100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연간 휴대폰 생산량은 1억2000만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은 전체 글로벌 휴대폰 생산량의 10% 가량을 인도에서 만들고 있다. 이 중 70%가 인도 현지 시장에서 판매되고 나머지 30%는 해외 다른 지역에 수출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특화폰 생산을 위해 방갈로르, 노이다, 델리 등 3개 지역에 R&D(연구개발)센터를 마련,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며 "왕좌를 지키려는 삼성과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샤오미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