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통기한 지난 우유 배송뒤 "개봉해서 환불 안돼"

김범석 쿠팡 대표

불량식품신고센터 검사 의뢰, 안돼…"자체검사 받아야 환불"
"로켓배송은 직매입, 유통기한 문제에 책임 있다"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변질된 제품을 판매해놓고도 사과나 재발대책 수립보다는 이를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폐기해야할 식재료를 해외직구로 판매해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국내배송에 있어서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 소비자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방의 한 대학교 조리학과 A교수는 지난 1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바리스타 수업 실습에 사용하기 위해 지난달 쿠팡에서 우유를 대량 주문했는데, 일부가 유통기한이 1개월이 지난 우유가 배송왔다"면서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아무런 사과도 없었고, '개봉한 제품은 반품이 불가하다'는 답변에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A교수에 따르면 우유를 주문한 학생은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지만 유통기한이 지났음에도 '개봉한 제품은 반품 불가'라는 입장을 취해 난감함을 표했다. 이에 본인이 직접 나섰다. A교수가 항의하자 쿠팡 측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직접 반송해줘야 문제없는 제품을 발송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취했다. 결국 A교수의 계속된 요구에 쿠팡맨을 보내 제품을 회수해갔다. 이 과정에서도 고객센터 등 쿠팡 본사 차원의 사과나 유감표명은 전혀 없었다는 게 A교수의 얘기다.

 또 다른 한 소비자 B씨는 쿠팡 로켓배송으로 구매한 멸균우유를 먹은 이후 장염이 걸렸다. 이후 '불량식품신고센터'에 조사를 의뢰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당했다.

 쿠팡 측은 B씨에게 "'자체검사'를 통해 환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불량식품신고센터에 검사를 의뢰하면 환불을 해줄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B씨는 쿠팡 측 자체검사도 진행하고 우유들 중에 1개만 빼서 불량식품신고센터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쿠팡 측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B씨는 병원 진료비, 약값은 고사하고 환불도 못 받는 처지가 됐다.

 그는 과연 이게 정상적인 절차인지 궁금해 한 유명 포털에 하소연을 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쿠팡측은 이 같은 일련의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들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는 입장을 취하며 책임을 회피해왔다"면서 "하지만 로켓배송은 자체 물류센터에 미리 물품을 사놓는 직매입으로 쿠팡 측이 유통기한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낸다는 것은 어떻게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멸균제품이라 해도 한여름 에어컨도 없는 물류센터 안에서 고온에 방치돼 왔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제품이라고 해도 변질 우려가 크다. 우유뿐 아니라 로켓배송으로 판매되는 두유, 간장, 과자류 등도 상품 변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측에 유통기한 문제, 제품 변질의 발생원인 및 재발방지 대책 등을 문의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향후 유통기한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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