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롱패딩 인기…수지패딩으로 K2는 신바람
기대하고 물량 준비한 것에 비하면 '아쉽다' 평가
초겨울 덜춥고 지난해 산 소비자 지갑 열기 힘들어
남성적 브랜드 K2, 수지패딩으로 여성들에게 어필
(사진=K2 제공)
각 업체들이 앞다둬 대대적으로 수량을 준비하고 색상을 다양화한 상품군을 선보였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아웃도어 업계에서 부동의 강자인 노스페이스를 제외한다면 롱패딩으로 재미를 본 곳은 '수지패딩'을 유행시켜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K2 정도로 압축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약 두 달 동안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0.4% 수준이다. 롱패딩 판매만을 집계한 수치는 아니지만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겨울철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다운자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패딩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겨울엔 롱패딩의 인기를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면, 매출 신장률에서도 알 수 있듯 올해는 기대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전 시즌 반응이 워낙 폭발적이다보니 실제론 지난해와 비슷하게 판매가 되고 있어도 체감상 뜻뜨미지근하다는 얘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보다 수요가 너무 많아서 10차 이상 리오더를 하는 브랜드도 있었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안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팔릴 것을 예상해서 미리 수량을 준비해 놨기 때문에 아무래도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패딩이 한참 팔리기 시작하는 11~12월에 큰 추위가 없었다는 점도 롱패딩 인기를 주춤하게 한 요소다.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색상의 롱패딩을 내놓거나 숏패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브랜드도 적지 않았지만, 아웃도어브랜드의 아우터는 가격대가 있는 만큼 지난해 구입을 했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다시 열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대신 휠라나 아디다스 등 스포츠브랜드의 롱패딩으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도 있었다. 이들 브랜드의 제품은 10만원대로도 구입할 수 있어서 비교적 부담이 적다. 한 스포츠브랜드 관계자는 "아웃도어업계만큼 물량을 많이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준비한 양은 거의 다 팔아 시즌 내 완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브랜드는 대체적으로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긴 하지만 특히나 연예인 이름이 붙은 패딩으로 주목을 받은 제품은 K2의 '포디엄튜브'와 '아그네스'다. 일명 '수지패딩'으로 유명해진 제품이다.
K2는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의 브랜드라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수지를 모델로 다운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여성 고객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다운 제품의 구입이 가장 활발한 30대를 놓고 볼 때 여성 고객이 남성 고객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20대와 40대에서 역시 여성 고객층의 구매비율이 더 높았다. K2는 포디엄튜브의 판매율은 80%에 육박해 완판을 기대 중이다. 밝은 색상의 아그네스도 판매율이 6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K2는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였는데 수지를 모델로 쓰면서 여성으로도 소구 타깃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며 "모델을 잘 써 브랜드가 긍정적 효과를 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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