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사장 소환...삼성, 수사 확대에 '예의주시'
정현호 사장, 11일 검찰 출석...삼바 분식회계 증거인멸 의혹
향후 이재용 부회장 수사 확대 가능성...삼성, 사태파악 '촉각'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사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삼성은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사장은 11일 오전 9시 이전 취재진의 포토라인을 피해 검찰에 출석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정 사장에게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정 사장은 1990년대 미국 하버드대 유학 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을 지냈으며, 2017년 2월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후신으로 평가받는 사업지원 TF를 맡았다.
정 사장은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한 조직적인 증거인멸 범행의 윗선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지원 TF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삼성전자, 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바이오에피스 임직원 8명을 구속한 바 있다. 특히 증거인멸 범행이 지시·보고 체계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고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 3명을 구속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검찰은 수사를 통해 지난해 5월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삼성 고위 임원들이 함께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논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정 사장은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집중 추궁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최측근인 정 사장의 소환 조사를 마치면, 이 부회장 역시 소환해 직접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진실 규명을 위해 성실히 수사를 받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증거인멸 의혹이 이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으로 향햐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성은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논의가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됐다는 SBS의 보도에 대해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반박했다.
SBS는 "삼성이 지난해 5월5일 회의에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10일 해당 내용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여기서 최고 경영진은 이재용 부회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삼성은 "하지만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삼성은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사실 검증 없이 경영현안을 논의한 회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같은 보도들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삼성은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희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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