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보존은 의무"…‘이건희 컬렉션' 21일 빛 본다(종합)
'위대한 유산을 함께 누리다-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77점 오는 9월까지 전시
현대미술관 서울관…이중섭 '황소' 등 근대작품 50여점 내년 3월까지
기업들 문화계 지원 지속돼야…이재용 부회장 사면론도 제기
의[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1일부터 전시 예정인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조선 19세기 채색장식화 '십장생도 10폭 병풍'. 2021.07.20. [email protected]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21일 각각 이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미술품들의 전시를 시작한다. 중앙박물관은 '위대한 유산을 함께 누리다-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통해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등 주요 문화재 77점을 오는 9월까지 전시한다.
또 현대미술관도 서울관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열어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작품 50여점을 내년 3월까지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이 회장이 평생 모은 개인소장품 중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대미술관 등에 기증한 2만3000여점 중 일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회장이 생전에 문화재를 접하면서 보였던 애착도 다시금 눈길을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자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던 이 회장은 생전에 발간한 에세이에서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경험을 전하며 "상당한 양의 빛나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실정"이라며 "이것들을 어떻게든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또 1993년 6월 내부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문화재다, 골동품이다 하는 것은 한 데 모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을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박물관은 모두 개인 소장품 기증에 힘입어 세계적 명성을 갖게 된 곳인 만큼 고인 역시 희귀 소장품의 기증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유족 측의 생각이다.
문화예술 자체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세계 미술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작가들의 대표작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화 발굴과 후원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이후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반도체 사업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무대에선 다소 뒤처지던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냈다. 사진은 2011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참관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5. [email protected]
또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해외 박물관들에 한국실 설치를 지원하고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는 '삼성 아시아 미술 큐레이터'를 배치해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재능있는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미국 구겐하임의 '이우환 회고전'(2013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황금의 나라, 신라전(展)'(2011년)을 후원하는 등 한국 문화와 작가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한국 문화계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광복절 사면을 통한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투자 등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통해 삼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생애 두 번째 옥중 생일을 맞이한 가운데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광복절을 계기로 사면이나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정치권 안팎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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