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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식품업계

등록 2021.12.14 10:30:00수정 2021.12.14 12: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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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대상·오리온 등 올 한해 제약·바이오 사업 적극 투자

새로운 먹거리 창출 위해 내년에도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 예상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식품업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가 내년에도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모델을 식품 분야로 한정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전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도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기술 확보를 위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기업은 해외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업 내 조직 전문성 강화, 체질 개선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 영입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한편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이어 레드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를 위해 올해 7월 천랩 인수를 결정했다. 천랩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입키로 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 4개 분야 중 2개 분야에 걸쳐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그린 바이오를 축으로 전개된다. 고부가가치 화이트바이오와 레드바이오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때까지는 그린 바이오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오랜 기간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 산업을 영위하면서 축적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생물 균주 및 발효 기술을 활용해 식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선보인 식물성 발효 조미 소재 '테이스트엔리치'가 대표적이다. 조미 소재는 가공식품 등을 제조할 때 맛이나 향을 더하기 위해 활용하는 소재다. 이 제품은 출시한 이후 1년간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화이트 바이오 주력제품은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다. PHA는 바닷물 속에서도 100% 생분해 돼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우선 지난해 1조원, 향후 5년 내 약 3배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을 노린다. PHA 외에도 친환경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화이트 바이오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레드바이오는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유전자를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키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건강식 출시 등 레드바이오와 건강사업간 협업을 진행해 사업을 키우는 것이 큰 그림이다.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분야에서 해외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재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이 목표다. 

대상도 바이오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라이신 생산 판매 업체인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청푸그룹) 지분 32.87%를 265억원에 취득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내년 1월31일이다.

취득목적은 중국 내 제조기반 마련을 통한 아미노산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대상은 지난 2018년 청푸그룹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배양육 사업도 전개한다. 대상은 엑셀세라퓨틱스, 스페이스에프 등과 협업해 배양육 사업을 전개한다는 게획이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별도의 도축과정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인공고기다.

대상이 아미노산, 미세조류 등 바이오소재 사업 역량에 엑셀세라퓨틱스가 보유한 배양배지 제조기술을 더해 배양육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공동 개발을 추진한 뒤 제품을 생산,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160조원 규모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리온홀딩스는 올해 바이오벤처 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인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진단키트의 기술도입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국내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에도 5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큐라티스의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 내 임상 및 인허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암 체외진단 제품 개발을 위한 실험실을 준공한 데 이어 중국 내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을 위한 현지 생산 설비 구축도 완료했다. 해당 설비는 중국 파트너사인 '산둥루캉의약'의 생산 공장이 있는 산둥성 지닝시에 들어섰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3월 설립한 중국 내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를 통해 체외진단 분야의 기술 발굴 및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 백용운 대표이사는 최근 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 중국 내 바이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우수 바이오벤처 기업의 기술을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선보여 'K-바이오'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분야 진출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열심인 모습"이라며 "사업을 다각화해 포스트 포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위함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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